게임(PC)

투 더 문(To The Moon) - 인생의 마지막 순간 속에 남은 마지막 기억

코우(Coe) 2017. 7. 7. 22:53

 

2011년 11월 1일 출시된 프리버드 게임사와, 작곡가이자 디자이너인 칸 가오(Kan R. Gao)의 작품 투 더 문<To The Moon> 입니다.

 

RPG 만들기 XP엔진으로 만들어진 캐나다산 인디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며, 감동적인 스토리라인과 사운드트랙으로 수많은 플레이어들을 울렸으며, 2011년 각종 게임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명작이죠.

국내에서도 역시 <쯔꾸르로 만든 기적의 게임>, <알만툴의 새로운 혁명>, <여러사람 눈시울을 붉힌 전설의 게임>, <올클리어 뒤 BGM을 들으면 그 전율을 잊지 못할 게임> 등의 평으로, 대정령이나 대도서관 같은 명성 높은 BJ들의 방송 소재가 되면서 더더욱 유명해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 이야기에 대한 포스팅을 트레일러 영상과 함께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레일러>

그들이 널 되돌려 줄거야. 조니.

그들이 너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고 너의 인생을 다시 살게 할 거야.
모든 것은 거기서부터 시작돼.

하나를 바꾸면, 간절히 원하던 소원을 이루게 될거야.

네가 왜 그걸 간절히 바랐는지, 알고 있지?

하지만 꼭 기억해.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일 테니까.

 

<캐릭터 소개와 줄거리>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실 경우 더 이상 스크롤을 내리지 마십시오.

 

 


 

 

 

 

닐 와츠 박사(좌) / 에바 로잘린 박사(우)

죽기 직전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억을 심어 그 기억 속에서 그들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게 해주는 회사인 <지크문드 인격 형성 사무소> 의 직원들로, 둘 다 기억 조작 전문 요원입니다.
에바 로잘린 박사는 진지한 성격이며, 장비 사용 권한이 닐보다 높고 실력도 닐보다 더 전문가 급,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성격이죠.
반대로 닐 와츠 박사는 늘 진지하지 못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깐죽대며 개드립을 쳐대는 성격인지라, 에바와는 자주 티격태격하는 콤비입니다.

 

게임 내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로 등장하며, 에바와 닐 중 하나를 선택해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스토리 진행에 있어 차이는 없습니다.

 

 

 

 

 

 

게임 내에서도 깨알같은 만담콤비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의 커플링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습니다.

 

 

존 와일즈

 

애칭 조니 와일즈. 에바와 닐의 의뢰인으로, 아내 리버 와일즈를 먼저 떠나보내고, 간병인과 살고 있는 그는 이미 죽기 직전의 혼수상태에서 마지막 숨을 붙들고 있는 노인입니다. 그가 사는 집은 등대를 굽어보는 외따른 곳에 있고 지하실과 등대는 토끼 종이접기로 온통 가득 차 있었는데, 그 중에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낡은 오리너구리 인형과 유일하게 흰색이 아닌 파란색에 노란 배를 한 종이로 접은 토끼였죠.

 

조니의 가장 최근 기억으로 들어가 조니에게 소원을 물어본 에바와 닐은, 조니의 마지막 소원은 "달에 가고 싶다." 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조니가 새로운 기억 속에서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에바와 닐은 조니의 기억을 하나씩 거슬러 올라가면서 왜 조니가 달에 가고 싶어했는지 알아내서 그에 맞게 처음부터 기억을 새로 만들어내는 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첫번째 단서

에바와 닐은 조니의 기억을 차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죽은 조니의 아내 리버는 등대에 '아냐' 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자신이 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인데도 치료받는 대신 그 등대를 굽어보는 곳에 집을 짓는데 돈을 쓰라 하며 등대에 집착하는데요.

게다가 조니가 리버에게 처음 만났을 때 순수히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라 나쁜 마음을 품고 있었다고 고백하고 사과하자, 그 이후로 리버는 하루종일 종이로 토끼를 접기 시작합니다. 

파란색에 노란색 배를 가진 토끼를 접은 뒤로는 토끼를 보여주며 "조니, 이게 뭐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또?" 하며 계속해서 물어보기도 한다. 그리고 조니는 리버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죠.

 

두번째 단서

기억을 더 거슬러 올라가며 에바와 닐은 리버에게 자폐성 장애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조니는 리버와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것을 힘들어하며 리버의 장애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치료를 받아서 일반인처럼 연기하며 사는 리버를, 그녀의 친구는 오히려 자신만의 세계에 홀로 자유롭게 떨어져있다며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단서

조니의 기억 속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올리브 피클과 '애니모프(Animorph)' 라는 SF 소설 시리즈이다. 올리브는 늙어서까지도 계속 좋아하지만 애니모프는 내용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리버는 어렸을 때 읽던 동화책인 <벌거벗은 임금님> 을 여전히 즐겨 읽고 있습니다. 리버는 조니에게 애니모프의 내용을 기억하냐고 묻죠. 조니는 어렸을 때 읽던 책을 지금 읽을 리가 없다 하자, 리버는 어렸을 때 읽던 책을 나이 들어서 읽는 게 뭐가 문제냐며 반박합니다.

 

네번째 단서

젊은 시절로 돌아가서, 조니와 리버의 결혼식날 조니의 어머니가 둘을 축하해주며 조니를 <조이> 라고 부르는데, 조니는 그 별명을 자신의 할아버지 이름에서 따온 애칭이라며 듣기를 꺼려합니다. 게다가 돌아가는 길에는 하객들의 차에 토끼가 치여 죽으면서, 그 시체 썩은 내가 진동을 하죠. 조니는 괜찮다며 리버를 데리고 가려고 하지만 리버는 어째서인지 죽어버린 토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섯번째 단서

고등학생 때 조니는 혼자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 나와 쭈그려 앉아 있습니다. 이후 리버가 나와서 "왜 영화를 안 보고 나왔냐며 묻죠. 알고보니 리버가 화장실을 갔다가 들어와서는 다른 자리에 앉아버렸고 조니는 리버가 자신을 놔두고 가버린 줄 알고 화가 나있던 것이었습니다. 조니가 "왜 나를 찾지 않았어?" 라 묻자 리버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것을 본다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아?" 라 대답합니다. 조니는 그 말에 웃으며 리버와 함께 다시 영화관으로 들어가죠.

 

여섯번째 단서

에바와 닐은 조니가 리버에게 영화 보러 가자고 한 날로 다시 돌아갑니다. 조니는 이상한 말투의 리버와 대화하는 것을 어색해하지만 리버가 갖고 있는 오리너구리 인형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지고 데이트 허락을 받아내는 데 성공하죠. 그런데 조니가 리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것은 사실 리버가 좋다거나 리버에 대해 잘 알아서 그런 게 아니라 단지 남들과 다르게 튀어보이려고 학교 내에서 가장 이상한 여자애한테 대시한 거였다는 점이었죠. 미래의 기억에서 사과한 것은 바로 이것.

 

가로막힌 단서

어렸을 때부터 조니를 조이라고 부르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 이전의 기억들은 어째서인지 더 이상 파악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로잘린과 와츠는 이 정도 기억으로도 충분하다고 파악하고 기억 조작에 돌입했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에 '달에 가고 싶다' 는 암시를 넣고 로잘린과 와츠는 몇 번을 확인해도 미래의 기억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죠. 온갖 기억을 다 집어넣고 조작하는데도 어떤 방법으로도 조니의 미래가 바뀌지 않자 그들은 작업을 포기하고 아침 커피를 마시는데 회사에서 갑작스런 전화가 오게 됩니다. 

 

이유는 조니에 대해 알려주지 않은 정보가 있기 때문이었다는데, 조니는 어렸을 때 베타 블로커(Beta Blocker / 정신과적 약물의 일종)의 과용으로 기억이 지워진 적이 있었다는 것. 그렇게 지워진 기억을 되살릴 방법을 궁리하던 중 닐이 후각신경에 기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고, 조니가 꿈 속에서 맡았던 교통사고 당한 지독한 토끼 사체 냄새를 이용해 지워진 기억에 접근합니다.

 

마지막 단서

조니에게는 조이라는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게다가, 조니의 어머니는 차를 후진시키다 실수로 조이를 죽이고 마는 사고를 저지르고, 조니에게 베타 블로커를 복용시켜 조니의 기억에서 조이의 존재를 지웠다는 사실 또한 밝혀집니다. 

 

올리브와 애니모프 둘 다 조니는 싫어했고 조이가 좋아하던 것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지면서, 조니는 조이가 되어 삶을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결국 아래에 서술되는 어린 시절에 만났던 리버와의 기억도 통째로 사라지게 만드는 비극을 초래했다는 것을 두 박사는 알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낳은 자식을 자신이 죽인 조니의 엄마는 조이처럼 베타 블로커를 복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이를 사고로 죽인 후유증으로 인해 반쯤은 미쳐버렸고 조니를 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도 알아차리죠. 

 

조니의 기억 속 엄마는 조니가 죽을 때까지 미쳐있던 상태였던 셈입니다. 그래서 조니는 조이의 존재를 잊게 됐지만 그래도 엄마가 자신을 조이라고 부를 때마다 어딘가 찜찜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조니가 항상 특별해지고 싶어했던 이유를 그 반증으로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조니는 유년기에 조이와 비교되면서 어머니께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죠.


그리고 어린 시절로 더 거슬러 올라가, 어머니가 조이와 함께 데려가준 카니발에서 조이를 두둔해주는 어머니에게 마음이 상해 혼자 빠져나와 헤매다 찾은 언덕에서 조니는 리버와 처음으로 만나는 모습이 나옵니다.


조니는 자기 이름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만 리버는 한 번쯤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싶다고 말하죠.(영어권 국가에서 자연물을 이름으로 하는 건 주로 히피족이 하므로 기피됨) 

별들이 모두 똑같이 빛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라면서. 조니는 별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리버는 하늘 저편 너무나 멀리서,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서 닿지 못하지만 계속 서로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인사를 보내는 등대라고,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리버가 등대에 아냐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등대를 포기하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별은 등대이며 등대는 별이다. 등대가 없으면 저 하늘에 떠있는 별과 달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할 수가 없게 된다는 뜻으로, 현 리버의 상태를 등대에 대입시킨 것이 되죠. 등대가 없어지면 리버 자신의 소통, 이야기하고 싶다는 의사(=등대)를 타인(=별과 달)에게 표현할 수단이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해서 필사적으로 지키려 한 것입니다.

 

 

 

대화 중 토끼에 대한 화제가 나와 둘은 별을 이어 토끼 별자리를 만듭니다. 리버는 시작하자마자 토끼를 만들었고 조금 후에 조니가 리버의 토끼 별자리가 어디 있는지 찾는다. 이것이 다른 부분은 파란색이고 배만 노란 종이 토끼의 정체. 그리고 둘은 다음 해에도 다시 카니발 때 이 장소에서 만나자고, 만약 그렇지 못하면 달에 가서 만나자고 약속합니다. 이때 조니가 오리너구리 인형과 콩주머니를 리버에게 주는데, 리버는 인형은 평생 간직하나 콩주머니는 먼 훗날 리버와 조니 둘 다 늙었을 때 등대를 향해 던져보라는 자신의 말에 그때의 기억이 없는 조니가 곧이곧대로 절벽에서 던져버려서 잃어버리고 말죠. 아마 조니가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지 시험해 보려던 것이겠지만 조니가 진짜 던져버리자 리버는 놀라서 거의 절벽 끝까지 달려가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죠.

이 이후에 쌍둥이 형이었던 조이의 죽음으로 기억이 지워진 조니가 약속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음 해에는 만나지 못하게 되고 몇 년 후 조니는 여전히 약속에 대한 기억이 없는 상태로 학교에서 리버와 재회하게 됩니다.

이 숨겨졌던 기억을 본 에바와 닐은 리버의 행동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조니에게 생각을 마음대로 전달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서 나왔다는 사실과 조니가 달에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의식중에 달에 가면 죽은 리버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기억을 짜맞췄음에도 조니가 달로 가지 않았던 이유는 조니가 고등학교에서 이미 다시 리버를 만나버려서 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죠.

 

그리고 에바와 닐은 기억조작을 다시 하기로 합니다.

닐은 리버와 만난 기억을 없애가면서까지 조니를 달에 가게 만드는 것은 끔찍한 짓이라고, 조니의 행복을 방해할 권리는 없다고 하는 반면, 에바는 일은 일이고, 계약한 내용은 무조건 이행해야 하겠다면서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합니다. 닐은 에바를 막으려 하지만 이미 에바가 프로그램을 실행한 후였죠. 

결국 닐은 에바를 저지하는 걸 포기하고 그녀가 조작한 기억을 따라갑니다. 조니의 조작된 기억에서 조이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같은 고등학교의 작가 지망생이 되고, 고등학교에서는 리버를 누가 잠시 데리고 가서 조니가 리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지 못하게 되죠. 조니는 오직 달에 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누가 봐도 놀랄 만큼 공부하고 결국 NASA에 들어갑니다. 훈련을 받아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우던 어느날 새로운 비행사 후보가 들어오죠. 

 

 

그리고 우주비행사 후보는 바로 리버였습니다. 현실에서라면 리버가 다른 삶을 살았을 수도 있지만 이곳은 조니의 기억 속이었기에 조니가 원하는 대로 리버와 만날 수 있었죠.

 
둘은 성공적으로 훈련을 거쳐 우주선에 오르게 됩니다. 우주선이 하늘로 발사되고 멀리서 에바와 닐, 그리고 기억 속으로 초청된 조니의 주치의와 간병인은 다리 위에서 에바, 닐과 함께 그 모습을 지켜보죠. 우주선이 발사되고 곧 우주에 진입하여 달로 향하지만 조니의 수명이 마지막에 이르러 심장 박동이 점점 약해집니다. 

 

 

그들을 달로 보내는 데 성공한 후 그 순간을 바라보는 에바와 닐.

 

무언가를 느끼고 불안한 듯 창 밖을 바라보는 조니에게 리버는 자신의 손을 내밀고, 이때 조니가 자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자 리버는 어릴 적과 똑같이 살짝 눈길을 피합니다. 조니는 미소를 지으며 리버의 손을 꼭 잡고 둘이서 함께 점점 가까워지는 달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조니의 심장 박동을 재던 심전계가 천천히 소리를 멈춘 채, 그리고 심장이 멈춤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작품의 테마곡과 함께 스태프롤영상과 조니와 리버의 추억을 담은 장면들이 나오죠.

 

임종을 맞는 조니가 자신의 기억에서 자신이 원하는 꿈인 '달에 가는 것' 을 리버와 함께 이루면서 둘이 손을 잡는데 그 순간부터 심장이 서서히 멈추기 시작한다는 것은, 둘이서 만나기로 약속했던 달로 가는 꿈을 기억 속에서도 이루는 동시에 저승에서 리버가 마중을 나와 재회하는 꿈을 이뤘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평생의 소원을 이뤘기에 조니가 살고자 노력하는 것을 멈췄다고 볼 수도 있겠죠.

스태프롤이 다 올라가고 나면 추가 영상이 나오는데 로잘린과 와츠가 일을 무사히 수행한 이후 조니의 무덤으로 찾아옵니다.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음 일을 위해 떠나면서 후속작을 암시하며 이 이야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투 더 문>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유년기 시절 편애에 대한 트라우마로로 특별해지고 싶어했던 조니.

남들이 보기에 이상하게 태어나 모진 인생을 살다 간 리버.

 

비록 살아있는 동안엔 서로 엇갈리고 말았지만 그 내면의 사랑은 결코 엇갈리지 않았다는 것을 플레이어들은 조니의 기억을 체험하면서 알게 됩니다.

존재를 부정당하고 타의에 의해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가게 된 조니가 유일하게 간직했던 한 조각의 기억, 그것은 달을 향한 막연한 마음이자 리버를 향한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유머스러운 부분들도 많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일품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평생을 함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죽어서야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킨 조니, 소원을 이룬 기억을 심기 위해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지워야만 하는 닐과 에바처럼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더욱 이야기를 슬프게 하는 아이러니함에서, 그 감성적인 전율은 더더욱 부각되죠.

하지만, 엔딩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거나 감동받은 사람들이 막상 현실을 생각해 보면 굉장히 괴리감이 든다며 표면적으로는 해피 엔딩이지만, 알고 보면 새드 엔딩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조니의 입장에서는 해피엔딩이겠지만 가장 불쌍한 건 현실의 리버일지도 모릅니다. 리버는 죽을 때까지 조니가 자신과의 첫 만남을 기억해주지 못한 것을 되뇌였을 것이며 또한 그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하여 죽을 때까지 토끼만 접다가 임종을 맞이한 것이 되니까요. 정말 위에 쓴대로 저승에서 조니를 마중나와 재회라도 한 것이 아닌 이상 리버가 얻은 건 결국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이 게임의 묘미는 바로 그런 점들에 있습니다. 자신의 손에서 벗어난 일로 인해 기억을 잃고 그 잃어버린 기억과 사소한 우연들이 겹쳐 인생이 뒤틀리고 만 조니와 리버.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조니의 '꿈' 은 그런 가능성이 실현된 세상입니다. 비록 그 정도는 작아 실제로 일어나기는 어려운 가능성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죠. 그 한 예로 리버가 죽기 전에 조니가 지크문드 사무소에 의뢰를 했다면 어떘을까요?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가능해졌을지도 모릅니다. 레이어는 에바와 닐을 통해 그런 '누릴 수 있었던' 삶을 두 눈으로 직접 체험하게 되며 그 가능성의 삶과 현실과의 차이를 뚜렷하게 볼 수 있게 되죠.

 

이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비극으로 끝난 이야기를 재조명하여 희극이 될 수 있었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주요 골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서 무엇을 느낄지는 플레이어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또한 게임으로서의 구성은 좋지 못하다는 것이 비판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게임 장르는 퍼즐 어드벤쳐로 제작됐지만, 이 작품에서는 퍼즐  요소조차 하나의 이야기장치로 작동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심각하게 낮은 게 그 이유죠.

그래서 게임이라기 보다는 인터렉티브 무비에 가깝다고 평가되는 경우가 많고, 결국 게임성을 버린 만큼 시나리오에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는, 감동적이었던 시나리오가 이를 보완했을 뿐이지 게임으로서는 좋지 못하다는 평도 많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그 해석과 평가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품이기도 한 <투 더 문>이었으며, 명작이라는 소문을 듣고 처음 접해 봤습니다만, 정말 그 말대로였습니다.

 

이미 클리어한 지 오래이고 뒤늦게 포스팅을 한 작품이었지만, 여전히 그 여운이 가시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스팀에서 풀버전과 사운드트랙을 따로 판매하고 있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