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스크(TUSK) - 인간의 모습과 인간성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고찰
2019. 11. 16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2014년 개봉된 케빈 스미스 감독의 영화 <터스크>입니다.
인간 바다코끼리라는 소재를 다룬 저예산 영화로, 괴상망칙한 영화로는 그 악명 높은 <인간지네> 시리즈에 버금가는 수준을 자랑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리뷰에서는 혐오스럽고 잔인한 장면이 많이 보여질 예정이니, 글을 읽을 때 각별히 주의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세계의 핫한 동영상을 보고 그 주인공들을 취재하며 라디오로 전파하고 다니는 팟캐스터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 왈라스(위)와 테디(아래)는 방송 도중 엽기적인 동영상을 발견합니다.
바로 칼부림을 하며 놀다 실수로 자신의 다리를 자른 남자를 보여주는 동영상이었죠. 그들은 이런 그를 방송으로 조롱했으며, 그 중에서도 왈라스는 그를 직접 취재해 보고 싶다며, 여자친구 알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로 떠납니다.
여자친구의 연락은 뒷전으로 미루고 취재를 위해 달려왔지만...
영샹의 주인공은 주위의 조롱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자살한 후였죠.
끝내 아무런 특종도 건지지 못한 왈라스는 돌아가려 했지만, 우연히 들른 술집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도중 기이한 내용의 쪽지를 발견합니다.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놀라운 이야기가 있다는 내용과 그 주인공이 사는 곳이었죠.
결국 왈라스는 그곳으로 곧바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집
쪽지의 주인공은 하워드라는 이름의 노인이었습니다.
왈라스에게 차를 대접하며 하워드는 젊은 시절, 자신이 항해 중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었으나, 어떤 바다코끼리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살아났으며 그 바다코끼리에게 "터스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사실에 놀란 왈라스는 이를 취재하려 했지만...
하워드가 미리 차에 타놓은 수면제로 인해 쓰러져 잠이 들고 말았죠.
다음 날, 깨어난 왈라스는 자신이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다리에 감각이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하워드는 갑자기 독거미가 나타나 왈라스의 발을 물었고, 그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해주는데, 바로 그것은...
다리 절단이었죠.
사실 거미가 나타난 것도 거짓말이었지만, 바다코끼리와의 드라마틱한 인연도 반은 거짓말이었습니다.
하워드는 그저 표류 도중 바다코끼리 터스크의 의해 구조되긴 했지만, 이후 살기 위해서 그 터스크를 잡아먹었던 것이었죠.
그리고 그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살기 위해 터스크를 잡아먹은 것에 죄책감을 느꼈던 하워드는, 사람들을 납치하여 그들을 이용해 새로운 인간 바다코끼리 "터스크"를 만들어 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터스크에게 죽음을 맞기를 바라고 있었죠.
왈라스는 이에 기겁하여 동료 테디와 여자친구 알리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미 왈라스가 한 발 늦은 후였습니다.
하워드는 결국 왈라스를 기절시킨 후 그를 인간 바다코끼리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하워드의 집에는 잔잔한 바다 풍경이 연출되는 영상과 함께 괴상한 울부짖음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터스크가 완성되었습니다.
하워드는 그렇게 만들어진 인간 바다코끼리 왈라스, 아니 터스크와 함께 생활하고, 수영을 하며 놀고, 바다코끼리의 주식인 고등어까지 먹이로 주며 왈라스를 진짜 바다코끼리처럼 만들려 하기 시작합니다.
하워드가 던져준 고등어를 맛있게 먹기 시작하는 터스크의 모습
마지막으로, 하워드는 새로이 탄생한 터스크의 생존 본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이전 희생양들의 거죽과 뼈로 만든 바다코끼리 옷을 뒤집어쓰고, 터스크와 한 쪽이 죽을 때까지 싸우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계속 훈련을 받은 터스크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죠.
결국 하워드는 바다코끼리 옷을 찢고 나와 인간의 모습으로서 터스크를 죽이려 들었지만,
터스크는 바다코끼리의 엄니로 하워드를 난도질하여 스펀지처럼 만들어 죽여 버리는데 성공하죠.
그렇게 하워드는 자신이 원하는 죽음을 맞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죽이고 피 맛을 본 터스크는 결국 왈라스였던 인간 시절의 기억을 모두 잊은 채 이성을 잃어버리고, 진짜 바다코끼리 "터스크"로 각성해 버리고 맙니다.
뒤늦게 알리와 테디가 왈라스를 구하기 위해 찾아왔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은 후였죠.
그리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터스크는 유기, 혹은 기부된 동물들로 이루어진 왜래의 동물농장에 맡겨져 살고 있었고, 알리와 테디는 터스크를 보기 의해 찾아옵니다.
터스크의 새 집
그를 보기 위해 알리가 고등어를 던져 줍니다.
이제 바다코끼리가 다 됐으니 능숙하게 맛있는 내장 부분부터 바로 먹어치우는 터스크의 모습.
알리는 변해버린 남자친구의 모습에 슬퍼하면서도 사랑한다는 말을 외치고, 이에 반응이라도 하듯 생각에 잠기는 터스크의 모습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영화 <터스크> 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영화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고찰해 보기에는 그 주제가 상당히 얕은 듯한 느낌이 적잖이 들었습니다만, 영화 자체의 요상한 내용이 리뷰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팟캐스터가 되어 사람들을 조롱하고 비웃며 살던 주인공 왈라스의 행적과, 하워드라는 미치광이에 의해 인간 바다코끼리가 되고 마는 끔찍한 말로가 비교되어 인간성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도 생각해 볼 건, 인간이 인간의 형상을 잃었을 때,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미약하게나마 영화에서 보여 주고 있지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라는 말은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성 사이의 거리를 가지고 하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왈라스가 다리를 잃고 절망하고, 끝내 하워드에게 신체개조를 받으며, 결국 인간 바다코끼리가 되었을 때 그 정신이 망가지는 과정을 영화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왈라스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성을 잃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번 이야기를 마무리하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