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on - 게임 속에서의 무분별한 플레이어들의 행보에 대한 비판

2020.02.05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2008년에 만들어진 네덜란드의 인디게임 제작자 제시 벤브룩스(Jesse Venbrux)의 게임 <Execution>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인디게임이란 표현이 무색하게 단순하고 짧은 구조의 게임방식을 가진 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프로그램으로, 의외로 심오한 주제를 가진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내용을 미리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의 행적이 게임 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짧은 내용과 문장 몇 개로 간략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하는 것이 묘미이죠.

거두절미하고 게임의 내용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경고문 비슷한 내용의 게임 안내가 스크린에 등장하게 됩니다.

"당신의 행동에는 결과가 따릅니다."

"당신은 승리할 수도 있고, 패배할 수도 있습니다."

"옳은 선택을 하십시오."

 

설명이 끝나먼 마우스 커서는 타 FPS게임의 모습처럼 크로스헤어의 모습으로 변하고, 배경에서는 회전초가 굴러다니며, 사람 하나가 기둥에 묶여 있습니다.

그리고 마우스 클릭으로 사격이 가능해지지요.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게임이 저 기둥에 묶여 있는 사람을 쏘아 죽이는 내용의 게임인가 싶어 무차별적으로 사격을 감행하게 되고, 물론 저 사람은 죽어버립니다.

 

그리고 뜨는 텍스트.

"당신은 패배하였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다시 시작됩니다.

하지만 게임이 시작될 때의 텍스트의 내용은 변하죠.

"당신의 행동에는 결과가 따릅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그리고 기둥에 묶여있던 사람은 여전히 죽은 채로 등장하기 시작하며, 게임 내에서 무슨 수를 써도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게임을 다시 실행하거나 시스템을 재부팅해도 말이죠.

 

 

이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바로

ESC를 눌러 게임을 종료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축하합니다!"

"당신이 승리했습니다."

라는 내용의 텍스트가 뜨며 게임이 종료되죠.

 

 

물론 컴퓨터로 제작된 프로그램이니만큼 레지스트리 파일을 건드려 죽어버린 남자를 되살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해당 파일의 이름 역시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We can rivive him with this registry, but in real world, bringing back is impossible."

"우리는 이 레지스트리로 그를 되살릴 수는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습니다."

 

 

*이미지 - GTA시리즈의 제작자로 유명한 Rockstar Games 사의 작품 맨헌트(Manhunt) 시리즈.

현재까지도 출시되는 다양한 종류의 게임은 게임 속의 세게관에서 주인공이 되어, 자신에게 반하는 대상을 척결하고 강해지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본 작품은 이러한 게임들의 양상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으며, 과연 플레이어들에게 자신이 게임 속에서 하는 행동들이 과연 옳은 일일까? 라는 인상을 심어주죠.
 

위의 움짤로 볼 수 있는 게임 맨헌트 시리즈는 모종의 이유로 감옥에서 나온 중범죄자가 자신을 사면해 준 방송인이 제시한 스너프 필름(자살이나 살인, 강간 등의 가혹행위를 촬영한 비디오) 를 제작하라는 의뢰를 받아들여 주위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척살하고 다니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물론 이런 극단적인 성향의 게임은 소수겠지만 구태여 이런 하드코어한 컨텐츠가 아니라고 해도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자신의 행보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캐릭터 뒤에 사람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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