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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7.07 투 더 문(To The Moon) - 인생의 마지막 순간 속에 남은 마지막 기억
- 2017.07.06 포 아너(For Honor) 기사 캠페인 #1. 군벌과 겁쟁이
- 2017.07.04 Pieces - Red
- 2017.07.04 Only One - Alex Band
- 2017.07.04 바람의 기억 - 밀레
- 2017.07.04 유포리아(Euphoria) OP - 楽園の扉(낙원의 문)
- 2017.07.03 유포리아(Euphoria) - 기억조작과 낙원세계 속의 진실 1
글
투 더 문(To The Moon) - 인생의 마지막 순간 속에 남은 마지막 기억
2011년 11월 1일 출시된 프리버드 게임사와, 작곡가이자 디자이너인 칸 가오(Kan R. Gao)의 작품 투 더 문<To The Moon> 입니다.
RPG 만들기 XP엔진으로 만들어진 캐나다산 인디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며, 감동적인 스토리라인과 사운드트랙으로 수많은 플레이어들을 울렸으며, 2011년 각종 게임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명작이죠.
국내에서도 역시 <쯔꾸르로 만든 기적의 게임>, <알만툴의 새로운 혁명>, <여러사람 눈시울을 붉힌 전설의 게임>, <올클리어 뒤 BGM을 들으면 그 전율을 잊지 못할 게임> 등의 평으로, 대정령이나 대도서관 같은 명성 높은 BJ들의 방송 소재가 되면서 더더욱 유명해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 이야기에 대한 포스팅을 트레일러 영상과 함께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레일러>
그들이 널 되돌려 줄거야. 조니.
그들이 너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고 너의 인생을 다시 살게 할 거야.
모든 것은 거기서부터 시작돼.
하나를 바꾸면, 간절히 원하던 소원을 이루게 될거야.
네가 왜 그걸 간절히 바랐는지, 알고 있지?
하지만 꼭 기억해.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일 테니까.
<캐릭터 소개와 줄거리>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실 경우 더 이상 스크롤을 내리지 마십시오.
닐 와츠 박사(좌) / 에바 로잘린 박사(우)
죽기 직전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억을 심어 그 기억 속에서 그들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게 해주는 회사인 <지크문드 인격 형성 사무소> 의 직원들로, 둘 다 기억 조작 전문 요원입니다.
에바 로잘린 박사는 진지한 성격이며, 장비 사용 권한이 닐보다 높고 실력도 닐보다 더 전문가 급,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성격이죠.
반대로 닐 와츠 박사는 늘 진지하지 못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깐죽대며 개드립을 쳐대는 성격인지라, 에바와는 자주 티격태격하는 콤비입니다.
게임 내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로 등장하며, 에바와 닐 중 하나를 선택해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스토리 진행에 있어 차이는 없습니다.
게임 내에서도 깨알같은 만담콤비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의 커플링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습니다.
존 와일즈
애칭 조니 와일즈. 에바와 닐의 의뢰인으로, 아내 리버 와일즈를 먼저 떠나보내고, 간병인과 살고 있는 그는 이미 죽기 직전의 혼수상태에서 마지막 숨을 붙들고 있는 노인입니다. 그가 사는 집은 등대를 굽어보는 외따른 곳에 있고 지하실과 등대는 토끼 종이접기로 온통 가득 차 있었는데, 그 중에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낡은 오리너구리 인형과 유일하게 흰색이 아닌 파란색에 노란 배를 한 종이로 접은 토끼였죠.
조니의 가장 최근 기억으로 들어가 조니에게 소원을 물어본 에바와 닐은, 조니의 마지막 소원은 "달에 가고 싶다." 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조니가 새로운 기억 속에서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에바와 닐은 조니의 기억을 하나씩 거슬러 올라가면서 왜 조니가 달에 가고 싶어했는지 알아내서 그에 맞게 처음부터 기억을 새로 만들어내는 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첫번째 단서
에바와 닐은 조니의 기억을 차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죽은 조니의 아내 리버는 등대에 '아냐' 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자신이 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인데도 치료받는 대신 그 등대를 굽어보는 곳에 집을 짓는데 돈을 쓰라 하며 등대에 집착하는데요.
게다가 조니가 리버에게 처음 만났을 때 순수히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라 나쁜 마음을 품고 있었다고 고백하고 사과하자, 그 이후로 리버는 하루종일 종이로 토끼를 접기 시작합니다.
파란색에 노란색 배를 가진 토끼를 접은 뒤로는 토끼를 보여주며 "조니, 이게 뭐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또?" 하며 계속해서 물어보기도 한다. 그리고 조니는 리버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죠.
두번째 단서
기억을 더 거슬러 올라가며 에바와 닐은 리버에게 자폐성 장애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조니는 리버와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것을 힘들어하며 리버의 장애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치료를 받아서 일반인처럼 연기하며 사는 리버를, 그녀의 친구는 오히려 자신만의 세계에 홀로 자유롭게 떨어져있다며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단서
조니의 기억 속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올리브 피클과 '애니모프(Animorph)' 라는 SF 소설 시리즈이다. 올리브는 늙어서까지도 계속 좋아하지만 애니모프는 내용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리버는 어렸을 때 읽던 동화책인 <벌거벗은 임금님> 을 여전히 즐겨 읽고 있습니다. 리버는 조니에게 애니모프의 내용을 기억하냐고 묻죠. 조니는 어렸을 때 읽던 책을 지금 읽을 리가 없다 하자, 리버는 어렸을 때 읽던 책을 나이 들어서 읽는 게 뭐가 문제냐며 반박합니다.
네번째 단서
젊은 시절로 돌아가서, 조니와 리버의 결혼식날 조니의 어머니가 둘을 축하해주며 조니를 <조이> 라고 부르는데, 조니는 그 별명을 자신의 할아버지 이름에서 따온 애칭이라며 듣기를 꺼려합니다. 게다가 돌아가는 길에는 하객들의 차에 토끼가 치여 죽으면서, 그 시체 썩은 내가 진동을 하죠. 조니는 괜찮다며 리버를 데리고 가려고 하지만 리버는 어째서인지 죽어버린 토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섯번째 단서
고등학생 때 조니는 혼자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 나와 쭈그려 앉아 있습니다. 이후 리버가 나와서 "왜 영화를 안 보고 나왔냐며 묻죠. 알고보니 리버가 화장실을 갔다가 들어와서는 다른 자리에 앉아버렸고 조니는 리버가 자신을 놔두고 가버린 줄 알고 화가 나있던 것이었습니다. 조니가 "왜 나를 찾지 않았어?" 라 묻자 리버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것을 본다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아?" 라 대답합니다. 조니는 그 말에 웃으며 리버와 함께 다시 영화관으로 들어가죠.
여섯번째 단서
에바와 닐은 조니가 리버에게 영화 보러 가자고 한 날로 다시 돌아갑니다. 조니는 이상한 말투의 리버와 대화하는 것을 어색해하지만 리버가 갖고 있는 오리너구리 인형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지고 데이트 허락을 받아내는 데 성공하죠. 그런데 조니가 리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것은 사실 리버가 좋다거나 리버에 대해 잘 알아서 그런 게 아니라 단지 남들과 다르게 튀어보이려고 학교 내에서 가장 이상한 여자애한테 대시한 거였다는 점이었죠. 미래의 기억에서 사과한 것은 바로 이것.
가로막힌 단서
어렸을 때부터 조니를 조이라고 부르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 이전의 기억들은 어째서인지 더 이상 파악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로잘린과 와츠는 이 정도 기억으로도 충분하다고 파악하고 기억 조작에 돌입했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에 '달에 가고 싶다' 는 암시를 넣고 로잘린과 와츠는 몇 번을 확인해도 미래의 기억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죠. 온갖 기억을 다 집어넣고 조작하는데도 어떤 방법으로도 조니의 미래가 바뀌지 않자 그들은 작업을 포기하고 아침 커피를 마시는데 회사에서 갑작스런 전화가 오게 됩니다.
이유는 조니에 대해 알려주지 않은 정보가 있기 때문이었다는데, 조니는 어렸을 때 베타 블로커(Beta Blocker / 정신과적 약물의 일종)의 과용으로 기억이 지워진 적이 있었다는 것. 그렇게 지워진 기억을 되살릴 방법을 궁리하던 중 닐이 후각신경에 기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고, 조니가 꿈 속에서 맡았던 교통사고 당한 지독한 토끼 사체 냄새를 이용해 지워진 기억에 접근합니다.
마지막 단서
조니에게는 조이라는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게다가, 조니의 어머니는 차를 후진시키다 실수로 조이를 죽이고 마는 사고를 저지르고, 조니에게 베타 블로커를 복용시켜 조니의 기억에서 조이의 존재를 지웠다는 사실 또한 밝혀집니다.
올리브와 애니모프 둘 다 조니는 싫어했고 조이가 좋아하던 것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지면서, 조니는 조이가 되어 삶을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결국 아래에 서술되는 어린 시절에 만났던 리버와의 기억도 통째로 사라지게 만드는 비극을 초래했다는 것을 두 박사는 알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낳은 자식을 자신이 죽인 조니의 엄마는 조이처럼 베타 블로커를 복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이를 사고로 죽인 후유증으로 인해 반쯤은 미쳐버렸고 조니를 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도 알아차리죠.
조니의 기억 속 엄마는 조니가 죽을 때까지 미쳐있던 상태였던 셈입니다. 그래서 조니는 조이의 존재를 잊게 됐지만 그래도 엄마가 자신을 조이라고 부를 때마다 어딘가 찜찜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조니가 항상 특별해지고 싶어했던 이유를 그 반증으로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조니는 유년기에 조이와 비교되면서 어머니께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죠.
그리고 어린 시절로 더 거슬러 올라가, 어머니가 조이와 함께 데려가준 카니발에서 조이를 두둔해주는 어머니에게 마음이 상해 혼자 빠져나와 헤매다 찾은 언덕에서 조니는 리버와 처음으로 만나는 모습이 나옵니다.
조니는 자기 이름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만 리버는 한 번쯤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싶다고 말하죠.(영어권 국가에서 자연물을 이름으로 하는 건 주로 히피족이 하므로 기피됨)
별들이 모두 똑같이 빛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라면서. 조니는 별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리버는 하늘 저편 너무나 멀리서,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서 닿지 못하지만 계속 서로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인사를 보내는 등대라고,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리버가 등대에 아냐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등대를 포기하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별은 등대이며 등대는 별이다. 등대가 없으면 저 하늘에 떠있는 별과 달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할 수가 없게 된다는 뜻으로, 현 리버의 상태를 등대에 대입시킨 것이 되죠. 등대가 없어지면 리버 자신의 소통, 이야기하고 싶다는 의사(=등대)를 타인(=별과 달)에게 표현할 수단이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해서 필사적으로 지키려 한 것입니다.
대화 중 토끼에 대한 화제가 나와 둘은 별을 이어 토끼 별자리를 만듭니다. 리버는 시작하자마자 토끼를 만들었고 조금 후에 조니가 리버의 토끼 별자리가 어디 있는지 찾는다. 이것이 다른 부분은 파란색이고 배만 노란 종이 토끼의 정체. 그리고 둘은 다음 해에도 다시 카니발 때 이 장소에서 만나자고, 만약 그렇지 못하면 달에 가서 만나자고 약속합니다. 이때 조니가 오리너구리 인형과 콩주머니를 리버에게 주는데, 리버는 인형은 평생 간직하나 콩주머니는 먼 훗날 리버와 조니 둘 다 늙었을 때 등대를 향해 던져보라는 자신의 말에 그때의 기억이 없는 조니가 곧이곧대로 절벽에서 던져버려서 잃어버리고 말죠. 아마 조니가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지 시험해 보려던 것이겠지만 조니가 진짜 던져버리자 리버는 놀라서 거의 절벽 끝까지 달려가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죠.
이 이후에 쌍둥이 형이었던 조이의 죽음으로 기억이 지워진 조니가 약속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음 해에는 만나지 못하게 되고 몇 년 후 조니는 여전히 약속에 대한 기억이 없는 상태로 학교에서 리버와 재회하게 됩니다.
이 숨겨졌던 기억을 본 에바와 닐은 리버의 행동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조니에게 생각을 마음대로 전달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서 나왔다는 사실과 조니가 달에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의식중에 달에 가면 죽은 리버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기억을 짜맞췄음에도 조니가 달로 가지 않았던 이유는 조니가 고등학교에서 이미 다시 리버를 만나버려서 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죠.
그리고 에바와 닐은 기억조작을 다시 하기로 합니다.
닐은 리버와 만난 기억을 없애가면서까지 조니를 달에 가게 만드는 것은 끔찍한 짓이라고, 조니의 행복을 방해할 권리는 없다고 하는 반면, 에바는 일은 일이고, 계약한 내용은 무조건 이행해야 하겠다면서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합니다. 닐은 에바를 막으려 하지만 이미 에바가 프로그램을 실행한 후였죠.
결국 닐은 에바를 저지하는 걸 포기하고 그녀가 조작한 기억을 따라갑니다. 조니의 조작된 기억에서 조이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같은 고등학교의 작가 지망생이 되고, 고등학교에서는 리버를 누가 잠시 데리고 가서 조니가 리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지 못하게 되죠. 조니는 오직 달에 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누가 봐도 놀랄 만큼 공부하고 결국 NASA에 들어갑니다. 훈련을 받아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우던 어느날 새로운 비행사 후보가 들어오죠.
그리고 우주비행사 후보는 바로 리버였습니다. 현실에서라면 리버가 다른 삶을 살았을 수도 있지만 이곳은 조니의 기억 속이었기에 조니가 원하는 대로 리버와 만날 수 있었죠.
둘은 성공적으로 훈련을 거쳐 우주선에 오르게 됩니다. 우주선이 하늘로 발사되고 멀리서 에바와 닐, 그리고 기억 속으로 초청된 조니의 주치의와 간병인은 다리 위에서 에바, 닐과 함께 그 모습을 지켜보죠. 우주선이 발사되고 곧 우주에 진입하여 달로 향하지만 조니의 수명이 마지막에 이르러 심장 박동이 점점 약해집니다.
그들을 달로 보내는 데 성공한 후 그 순간을 바라보는 에바와 닐.
무언가를 느끼고 불안한 듯 창 밖을 바라보는 조니에게 리버는 자신의 손을 내밀고, 이때 조니가 자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자 리버는 어릴 적과 똑같이 살짝 눈길을 피합니다. 조니는 미소를 지으며 리버의 손을 꼭 잡고 둘이서 함께 점점 가까워지는 달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조니의 심장 박동을 재던 심전계가 천천히 소리를 멈춘 채, 그리고 심장이 멈춤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작품의 테마곡과 함께 스태프롤영상과 조니와 리버의 추억을 담은 장면들이 나오죠.
임종을 맞는 조니가 자신의 기억에서 자신이 원하는 꿈인 '달에 가는 것' 을 리버와 함께 이루면서 둘이 손을 잡는데 그 순간부터 심장이 서서히 멈추기 시작한다는 것은, 둘이서 만나기로 약속했던 달로 가는 꿈을 기억 속에서도 이루는 동시에 저승에서 리버가 마중을 나와 재회하는 꿈을 이뤘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평생의 소원을 이뤘기에 조니가 살고자 노력하는 것을 멈췄다고 볼 수도 있겠죠.
스태프롤이 다 올라가고 나면 추가 영상이 나오는데 로잘린과 와츠가 일을 무사히 수행한 이후 조니의 무덤으로 찾아옵니다.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음 일을 위해 떠나면서 후속작을 암시하며 이 이야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투 더 문>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유년기 시절 편애에 대한 트라우마로로 특별해지고 싶어했던 조니.
남들이 보기에 이상하게 태어나 모진 인생을 살다 간 리버.
비록 살아있는 동안엔 서로 엇갈리고 말았지만 그 내면의 사랑은 결코 엇갈리지 않았다는 것을 플레이어들은 조니의 기억을 체험하면서 알게 됩니다.
존재를 부정당하고 타의에 의해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가게 된 조니가 유일하게 간직했던 한 조각의 기억, 그것은 달을 향한 막연한 마음이자 리버를 향한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유머스러운 부분들도 많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일품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평생을 함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죽어서야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킨 조니, 소원을 이룬 기억을 심기 위해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지워야만 하는 닐과 에바처럼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더욱 이야기를 슬프게 하는 아이러니함에서, 그 감성적인 전율은 더더욱 부각되죠.
하지만, 엔딩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거나 감동받은 사람들이 막상 현실을 생각해 보면 굉장히 괴리감이 든다며 표면적으로는 해피 엔딩이지만, 알고 보면 새드 엔딩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조니의 입장에서는 해피엔딩이겠지만 가장 불쌍한 건 현실의 리버일지도 모릅니다. 리버는 죽을 때까지 조니가 자신과의 첫 만남을 기억해주지 못한 것을 되뇌였을 것이며 또한 그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하여 죽을 때까지 토끼만 접다가 임종을 맞이한 것이 되니까요. 정말 위에 쓴대로 저승에서 조니를 마중나와 재회라도 한 것이 아닌 이상 리버가 얻은 건 결국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이 게임의 묘미는 바로 그런 점들에 있습니다. 자신의 손에서 벗어난 일로 인해 기억을 잃고 그 잃어버린 기억과 사소한 우연들이 겹쳐 인생이 뒤틀리고 만 조니와 리버.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조니의 '꿈' 은 그런 가능성이 실현된 세상입니다. 비록 그 정도는 작아 실제로 일어나기는 어려운 가능성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죠. 그 한 예로 리버가 죽기 전에 조니가 지크문드 사무소에 의뢰를 했다면 어떘을까요?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가능해졌을지도 모릅니다. 플레이어는 에바와 닐을 통해 그런 '누릴 수 있었던' 삶을 두 눈으로 직접 체험하게 되며 그 가능성의 삶과 현실과의 차이를 뚜렷하게 볼 수 있게 되죠.
이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비극으로 끝난 이야기를 재조명하여 희극이 될 수 있었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주요 골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서 무엇을 느낄지는 플레이어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또한 게임으로서의 구성은 좋지 못하다는 것이 비판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게임 장르는 퍼즐 어드벤쳐로 제작됐지만, 이 작품에서는 퍼즐 요소조차 하나의 이야기장치로 작동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심각하게 낮은 게 그 이유죠.
그래서 게임이라기 보다는 인터렉티브 무비에 가깝다고 평가되는 경우가 많고, 결국 게임성을 버린 만큼 시나리오에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는, 감동적이었던 시나리오가 이를 보완했을 뿐이지 게임으로서는 좋지 못하다는 평도 많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그 해석과 평가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품이기도 한 <투 더 문>이었으며, 명작이라는 소문을 듣고 처음 접해 봤습니다만, 정말 그 말대로였습니다.
이미 클리어한 지 오래이고 뒤늦게 포스팅을 한 작품이었지만, 여전히 그 여운이 가시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스팀에서 풀버전과 사운드트랙을 따로 판매하고 있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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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포 아너(For Honor) 기사 캠페인 #1. 군벌과 겁쟁이
영어/한글자막 버전
일본어/한글자막 버전
주인공 : 워든 (Warden)
기사 진영 캠페인에서 플레이어는 이 워든이 되어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워든은 일종의 직위 같은 것이며, 플레이어가 이 역할을 해야 하므로, 공식적인 이름은 딱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사용하는 무기는 롱소드.
기사들은 군단 단위로 된 여러 가지의 세력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는 블랙스톤 군단이란 이름의 세력이 있었습니다.
블랙스톤 군단의 군벌이었던 아폴리온(게임 시작 전의 나레이션 보이스의 주인공)은 자신의 휘하에 있는 장군 홀든 크로스를 군단의 배신자를 처치하라는 명령과 함께 보냅니다.
그 배신자의 이름은 바로 허비스 더브니(Hervis Daubney).
더브니는 블랙스톤 군단을 배신하고, 자신의 세력을 만들었으며, 워든을 용병으로 고용했습니다.
워든은 그런 더브니를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주군이라 해도 기사로서 주군을 코앞에서 바꿔 버리는 것도, 그다지 명예로운 일은 아니었죠.
결국 그는 싸우기 시작합니다.
더브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성을 지키기 위해서었지만....
홀든 크로스 (Holden Cross)
블랙스톤 군단의 군벌 아폴리온 휘하의 장수이자, 블랙스톤 군단의 2인자입니다.
무기는 거대한 폴액스.
홀든은 병력을 이끌고 이곳을 모두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더브니의 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공성퇴까지 동원됩니다.
워든은 이를 막기 위해 직접 검을 들고 나섭니다.
첫 스테이지라 그런지, 이 과정에서는 튜토리얼이 나타납니다.
여저차해서 성내에 침입한 병력은 어느 정도 막아냈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흠...
좋은 생각!
투석기 밧줄을 끊어버리면...
와장창
그러나, 그런 워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결국 성문이 뚫리고 맙니다. 와장창
흙먼지 속에서 간지넘치게 홀로 등장하는 홀든 크로스
감히 나한테 덤비다니, 옆구리에 도끼빵을 놔주겠어!!
넌 뭐 하는 놈이냐!!
홀든은 블랙스톤 군단의 2인자인 만큼 강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와라 비겁한 녀석! 나와서 심판을 받아라!
등장
일기토를 신청하는 홀든.
홀든의 무시무시함을 아는 더브니는 졸렬하게도 자신이 질 것을 뻔히 할고 결투를 거절합니다.
이에 자신의 대리인 "아데마르" 를 투입하는 홀든.
더브니는 이에 대항하여, 워든을 자신의 2인자로 급조해 내보냅니다.
더브니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전쟁을 끝내기 위해 워든은 아데마르와 일기토를 감행합니다.
아데마르 역시 홀든의 대리인다운 실력을 보여주었지만...
주인공 버프를 받는 워든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이요옷!
뎅강
제법이군.
저놈은 내가 스카웃해간다.
더브니 : 하지만 자리가 없잖아.
홀든 : 네 자리 쓰면됨.
그렇게 워든은, 그 자리에서 블랙스톤 군단의 일원이 됩니다.
더 유능한 인재가 생기자 죽여버릴 가치조차 없어진 졸렬킹 더브니.
하지만 워든은, 이후 블랙스톤 군단의 일원이 된 것을 크게 후회합니다...
포 아너(For Honor) 기사 캠페인 #1. 군벌과 겁쟁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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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ces - Red
I'm here again
다시 이곳에 왔어요
당신으로부터 천마일 떨어진 곳에
그냥 엉망진창으로 내 자신이 산산조각났죠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내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 길을 걸어오며 너무 많은 것을 잃어왔어요
그러더니 당신 얼굴이 보였죠
난 마침대 당신 것이 된 걸 알아요
내 생각으론 전에 내가 잃은 모든것을 찾았어요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르죠
난 산산조각난 채로 당신에게 가요
당신이 날 완전하게 만들 수 있어요
난 통제가 되지 않았죠
하지만 당신은 내가 누구인지 이해해주죠
마치 당신 손안에서의 퍼즐 조각들처럼
Then I see your face
그러더니 당신 얼굴이 보였죠
난 마침대 당신 것이 된 걸 알아요
내 생각으론 전에 내가 잃은 모든것을 찾았어요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르죠
난 산산조각인 채로 당신에게 가요
당신이 날 완전하게 만들 수 있어요
난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So hard
정말 열심히
정말 열심히 노력했죠
Then I see your face
그러더니 당신 얼굴이 보였죠
난 마침대 당신 것이 된 걸 알아요
내 생각으론 전에 내가 잃은 모든것을 찾았어요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르죠
난 산산조각난 채로 당신에게 가요
당신이 날 완전하게 만들 수 있어요
So you can make me whole
당신이 날 완전하게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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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yes are painted red
내 눈은 붉게 물들고
또 다시 내 영혼의 캔버스는 천천히 부서져 가라앉아
오늘 난 어떤 이야기를 들었어, 아주 오래된.
살 수 있는 단 한번의 삶,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사랑
실패를 버텨낼 한 번의 기회, 상처입을 수 있는 하나의 마음
우리를 받아들일 하나의 영혼 우리를 저버리지 않는
오직 하나, 오직 하나를
벽에 글이 쓰여져 있어
과거에 온 사람들은 여전히 모두 얼어붙어 있어, 이 시간 속에...
I sit and wonder why
난 가만히 앉아 이유를 생각해
우리가 잠이 들 밤들이 있어
살 수 있는 단 한번의 삶,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사랑
One chance to keep from falling, One heart to break
실패를 버텨낼 한 번의 기회, 상처입을 수 있는 하나의 마음
우리를 받아들일 하나의 영혼 우리를 저버리지 않는
실패를 버텨낼 한 번의 기회, 상처입을 수 있는 하나의 마음
Only One, Only One
오직 하나, 오직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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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리아(Euphoria) OP - 楽園の扉(낙원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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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白い闇を抱く 檻に囚われでも
(시로이야미오다쿠 오리니토라와레데모)
하얀 어둠에 싸인 우리에 갇히더라도
望むあなたに ふれたい
(노조무아나타니 후레타이)
당신에게 닿고 싶어
燃える炎で ゆがむ愛の鎖につないで
(모에루호노오데 유가무아이노쿠사리니츠나이데)
타오르는 불꽃으로 비뚤어진 사랑의 사슬에 연결되어
二度と戻れない 夢に焼かれても
(니도토모도레나이 유메니야카레테모)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악몽에 불살라지더라도
本当の答えが知りたい
(혼토노코타에가시리타이)
진정한 답을 알고 싶어
地の底の?園で あなたを解き放つ
(치노소코노라쿠엔데 아나타오토키하나츠)
지상 밑바닥의 낙원에 당신을 풀어 주어
愛よ 蛇の化身になれ
(아이요 헤비노카신니나레)
사랑이여 뱀의 화신이 되어
甘い?に あなた誘う
(아마이와나니 아나타사소우)
달콤한 함정으로 당신을 이끌어
優しい?で奏でる毒牙の夢
(야사시이우소데카나데루도쿠가노유메)
상냥한 거짓말로 연주하는 독니의 꿈에
溺れるまま 眠れ…
(오보레루마마 네무레…)
빠진채로 잠들어…
世界中の哀しみ抱いても
(세카이쥬우노카나시미다이테모)
온 세상의 슬픔을 끌어안게 되어도
?えてあげる 本音?かせて
(카나에테아게루 혼네키카세테)
이루어줄테니 본심을 들려줘
憎しみでも あなたの記憶を私だけで
(니쿠시미데모 아나타노키오쿠오와타시다케데)
미움으로라도 당신의 기억을 나만으로
?たせたら 何もいらない
(미타세타라 나니모이라나이)
채울 수 있다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
想い乱れても 誰も知らぬ世界
(오모이미다레테모 다레모시라누세카이)
마음이 흐트러져도 아무도 모르는 세계에서
焦がれよがれ つらぬいて
(코가레요가레 츠라누이테)
불타는 사랑으로 꿰뚫어줘
きっと 滅びてはじまる
(킷토 호로비테하지마루)
분명 파멸이 시작되겠지만
救いの手伸ばして
(스쿠이노테노바시테)
구원의 손길을 뻗어줘
?構の夢が ?されても
(쿄코우노유메가 코와사레테모)
거짓된 꿈이 부서져도
ふたり過ごす今は本物
(후타리스고스이마와혼모노)
둘이 보내는 지금은 진짜
?さえもそばにいる?なら
(나미다사에모소바니이루아카시나라)
눈물마저도 곁에 있는 증거라면
幸せなの だから…
(시아와세나노 다카라…)
행복해 그러니까…
あなただけが私の現?
(아나타다케가와타시노겐지츠)
당신만이 나의 현실
?園追われた?人のように
(라쿠엔오와레타코이비토노요오니)
낙원에서 쫓겨난 연인처럼
傷ついたって 信じる扉を抉じ開ける
(키즈츠이탓테 신지루토비라오코지아케테)
상처입는다 해도 믿는 문을 억지로 열어
本?の未?へ 旅立つ
(혼토노아스에 타비타츠)
진정한 내일로 여행을 떠나
世界中の哀しみ抱いても
(세카이쥬우노카나시미다이테모)
온 세상의 슬픔을 끌어안게 되어도
?えてあげる 本音?かせて
(카나에테아게루 혼네키카세테)
이루어줄테니 본심을 들려줘
憎しみでも あなたの記憶を私だけで
(니쿠시미데모 아나타노키오쿠오와타시다케데)
미움으로라도 당신의 기억을 나만으로
?たせたら 何もいらない
(미타세타라 나니모이라나이)
채울 수 있다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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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리아(Euphoria) - 기억조작과 낙원세계 속의 진실
2011년 6월에 발매되어, <쏘우의 에로게화>라는 평과 함께 등장해 조용히 화제가 되었던 작품 <유포리아> 입니다.
에로게 회사 CLOCK-UP의 신작이지만, 의외로 스토리가 매우 강조된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이죠.
숨막히는 시나리오 전개와 극적인 반전 때문에 높은 평을 받은 작품이나,
역시 에로게라는 장르와 높은 수위 때문에 잘 알려지지 못하고, 이런 쪽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은 공감하기 힘든 작품이라, 추천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 작품에서 주된 키워드가 되는 단어들은 폐쇄공간, 탈출게임, 기억조작, 생존게임, 파괴충동 등인데, 정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작품의 전개는
에로게 + 큐브 >> 쏘우 >> 인셉션 정도로 보면 되겠군요.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이제 차차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공통 루트라 볼 수 있는 방탈출 게임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 해보자면, 큐브나 쏘우같은 영화나 스릴러 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긴 합니다.
<공통적인 줄거리>
주인공 타카토 케이스케는 소꿉친구 호카리 카나에와 함께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며 일상을 소중히 하며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영문도 모른체 폐쇄된 공간에 갇혀, 오로지 생존이라는 절대명제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게 되죠. 이 소재는 조금만 생각의 각도를 바꿔 보면 18금적인 의미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고, 그것을 실현시킨 것이 이 작품의 초반부의 구도입니다.
한명의 남자와 5명의 여자가 있고, 그 한명의 남자가 5명의 여자를 학대함으로서 조건을 클리어하고 5번의 게임을 클리어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게임.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패의 결과는 죽음.
이러한 극한 상황에 다다르면 10명중 8-9명은 아마 자신의 생명을 위해 타인을 학대하겠죠.
거기에 죽이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성적인 학대 수준이라면, 분명 범죄이긴 하지만, 죽는 거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닐 겁니다.
다만, 여기서 주인공인 케이스케가 가지는 딜레마라면, 케이스케가 외부에서 보기엔 정상적인 고등학생이지만, 극S라는 하드한 성적 취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일까요.
하지만, 케이스케도 어차피 속으로만 생각하고, 단순히 웹상에서 가학적인 영상 같은 걸 보고 즐기는 정도일 뿐, 실제로 실행하고자 하지도 않고, 그것이 잘못된 욕망이란 것을 이해하고 있기에 정상적으로 삶을 영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죠. 사실 드러내지만 않을 뿐이지, 이정도의 과격한 취향을 지닌 사람이야 정말로 드문 것도 아닐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등장인물을 소개해 보자면...
왼쪽부터 안도 미야코(반 반장), 아오이 나츠키(영어 교사), 호카리 카나에(소꿉친구), 마나카 네무(잘 모르는 같은 반의 아이), 마키바 리카(동아리 후배), 뱌쿠야 린네(잘 모르는 옆 반의 아이) 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방탈출 게임은 시작하게 되고, 케이스케 일행은 다섯 가지의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케이스케는 그 미션을 함께할 여자 한 명을 미션마다 선택하게 되죠. 그리고 네무는 이 과정에서 카나에를 선택할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카나에를 선택할 수가 없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가장 소중한 소꿉친구를 범하는 건 일단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를 지닌 케이스케에겐 논외의 선택이지요.
그리고 한명을 줄기차게 범하다 보면 방을 탈출 할수 있게 되는데,(매 미션마다 파트너가 바뀌면 미션 실패) 마지막 순간에 혼자 깨어나게 된 케이스케는 각 여자들이 생명의 위기에 처해 있고, 그것을 구해야 하는 쏘우 같은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나츠키 트랩
수조에 물이 차고 있으며, 이를 해제하려면 수조 밖에 있는 레버를 당겨야 합니다. 하지만 레버에는 고압의 전류가 흐르고 있죠.
-네무 트랩
일정한 시간마다 랜덤한 위치에 나이프가 발사되어 꽂히는 트랩. 해제하기 위해선 네무가 묶여 있는 곳 부근에 위치한 스위치를 꺼야 합니다.
네무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케이스케는 발사된 나이프에 맞아 상처를 입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네무는 지금까지 본 적 없었던 걱정이 가득한 얼굴과 함께 자신의 옷을 찢어 지혈을 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린네 트랩
단순한 길로틴. 해제하기 위해선 길로틴에 연결된 줄을 당겨 붉은 선과 푸른 선 사이까지 정확히 들어올려야 합니다. 하지만 길로틴과 연결된 줄은 유자철선으로 되어 있습니다.
-카나에 트랩
쇠못이 가득한 폭탄이 설치된 밀실입니다. 해제하기 위해서는 밀실에 쓰여진 문제를 제한 시간 내로 풀어야 합니다.
-리카 트랩
거대한 프레스 기계입니다. 원래는 거대하고 시커먼 강철벽으로 되어있지만 연출을 위해 투명하게 묘사되었습니다. 해제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생존자 일행 중 한 명을 선택하여 얼굴을 구타해 졸도시켜야 합니다.
그 희생양은 역시 네무.
역시 실패의 대가는 죽음.
우여곡절 끝에 케이스케 일행은 탈출하게 되는데, 탈출한 시점에서 자신들이 탈출한 곳은 산속에 있던 자신들이 다니던 학교 바로 뒷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학교는 이미 배틀로얄의 무대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게임의 흑막에는 마나카 네무가 있고, 학교는 이미 네무의 지배 하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다시말해 방게임에 참가하기 전부터 케이스케 일행이 다니던 학교는 어떠한 세력(네무를 필두로한)에 의해 죽이고 죽이는 살인게임을 강제받고 있었고, 그 기억을 잃은 채로 방게임에 참석하게 되었다는 거죠. 이러한 배틀로얄이나 방탈출은 전부 어떠한 세력을 통해서 도락거리로 권력자나 부호들에게 제공됐고, 이 학교 자체가 그러한 목적을 위해 설립되었다라는 사실도 알수 있습니다.
다만, 배틀로얄과 별개로 어째서 방탈출 게임을 하고 있었던 이유는, 네무가 카나에와 내기를 했고, 그 내기 때문에 케이스케 일행은 기억이 지워진 채로 방탈출 게임을 실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을 탈출해서 다시 정상적인 학교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하던 케이스케에게는 최악의 현실이지요.
지금까지 케이스케가 히로인들을 능욕해온 가장 큰 이유이자 원동력은 탈출해서 즐거웠던 학교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케이스케의 소망이었기 때문었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속이고 협박하고, 일상까지 파괴한 네무에게 케이스케는 강렬한 증오를 품고, 소중한 카나에와 일행들을 구하기 위해 네무에게 도전합니다.
그리고 각 루트에 따라서 전개는 달라집니다만, 그 부분은 각 캐릭터의 소개에서 설명해 드립죠.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더 이상 스크롤을 내리지 않기를 권장합니다.
<캐릭터 소개와 줄거리>
-안도 미야코
케이스케와 같은 반의 반장. 단역으로, 비중의 거의 없습니다.
방탈출 게임 상황에 놓이자 게임하는 것을 거부하고, 결국 전기의자에 구속되어 공개처형을 당하죠.
-마키바 리카
케이스케의 후배이자 공인 어그로 캐릭터, 유일한 일반인이자 로리 포지션.
어린애 같은 외모에 걸맞게 배려심이나 이해심은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자아가 약해서 타인의 영향을 매우 쉽게 받는 좋은 의미로나 나쁜 의미로나 어린아이죠.
사실 이런 타입의 여자애야 흔한 편이고, 일상상황에서는 딱히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이러한 극한상황에서는, 자신과 타인의 고통이나 괴로움에 대한 내성도 상상력도 전혀 없어서 분란과 분쟁을 일으는 도화선이 되는 캐릭터이죠.
리카 루트에서 케이스케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네무의 협박(카나에를 범하라, 이것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동일합니다)에 굴하지 않고, 귀엽지만 답답한 리카를 고릅니다.
계속되는 능욕에 리카는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게 되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의 자아에 눈을 뜨게 되죠.
원래 어느정도 케이스케에게 호감이 있었는지, 애정을 갈구함으로서 이 상황에 대한 쉬운 이해를 바라지만, 케이스케은 그렇게 리카가 거짓된 애정으로 도피하는 것을 거절합니다.(이점만 보면 분명 이성적인데... 기본적인 충동과 철벽의 이성이 케이스케의 가장 큰 딜레마이자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타인을 미워하게 되지만, 격렬한 증오는 분명 강렬한 애정과 통하는게 있었을까요...?
방탈출 마지막 게임에서 케이스케가 생명에 위기에 처한 여자들을 구하는 모습과 힘이 다해 쓰러진 케이스케가 쉘터에서 쓰러져 있던 일주일간 케이스케를 간호하던 리카(케이스케가 탈출 직후 1주일간 쓰러졌다가 배틀로얄 상태의 학교로 귀환 하는 것은 모든 캐릭터 공통)는 케이스케에게 진정한 호감을 느끼게 되고, 네무에게 잡히게 되지만 결국 케이스케가 구하러 찾아옵니다.
그 순간 옥상에서 기다리던 네무가 옥상 끝에 서있는 리카와 카나에 중에 한명만을 선택하라는 말을 듣고 스스로의 몸을 던집니다만, 검은 가죽옷에 방독면을 쓴 정체불명의 용병에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고, 떨어진 리카를 쫓아온 케이스케는, 결국 리카와 함께 탈출해서 학교라는 일상은 잃게 되었지만, 다시 사회로 돌아가 정상적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리카의 시나리오는 어느 의미로 가장 일반적인 해피엔딩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 게임의 진정한 목적, 배경,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대해선 거의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생존에 의의를 둬야 하는 엔딩이죠. 그러나, 리카라는 케릭터가 가지고 있는 평범함은 이런류의 게임에선 나름 소중한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설명할 다른 4명은 이상할 정도로 침착해서 상황이 진짜 위험한건지 의심이 될 정도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리카 루트에서 보여지는 성장은 고난과 역경이 왜 사람에게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설명해준다고도 보입니다.(물론 이 게임 같은 형태로는 말고요...)
여담으로 이 시나리오에서는 그나마 사람이 되긴 합니다만, 타 시나리오에선 민폐캐릭터를 고수하다가 항상 좋지 못한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마찬가지로 번외에 가까운 선생 시나리오에서는 예외)
개인적으로 민폐 꼬맹이라서 안 좋아하긴 합니다만, "선배가 싫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장면에선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오이 나츠키
영어 교사. 방탈출 게임 멤버들 중 유일한 성인.
시나리오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저 평범한 선생이지만, 포용력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는 상당히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5번의 미션을 모두 마무리하고 방 탈출하는 시점에서 구출 작전의 1번타자이자 항상 죽는 역할입니다.(그래서 항상 케이스케는 절망하고 바로 그 다음 타자인 네무를 항상 살리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죽는 것 처럼 보이는 역할이지요. 어쨌거나 모든 시나리오에서 방 탈출 시점에서 죽은 것처럼 보입니다만, 자신의 시나리오에서는 사망 직전에 구출되었다는 설정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쌈질도 잘하고 기척도 숨길줄 아시는 분이라 둘이서 쉽게쉽게 학교를 탈출하고,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남국의 섬에서 띵가띵가 지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케이스케.
사실 나츠키는 이 학교를 실험장으로 만든 세력에 고용된 용병이고, 네무를 호위하던 검은 가죽옷에 방독면을 쓴 용병이었습니다. 머리색은 가발( !).
모든 시나리오(나츠키 루트 빼고)에서 케이스케를 가로막던 적이었죠. 최후의 트루루트에서 귀축엔딩으로 가면 검은 가죽옷의 호위자를 능욕하겠다는 케이스케의 발언으로 이내 그녀의 정체가 나츠키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트루 엔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그것은 계속 내용을 써내려가며 천천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죠.
-뱌쿠야 린네
잘 모르는 옆반 아이로, 쿨데레 콘셉트의 캐릭터. 자애의 화신.
슬슬 대량 떡밥을 투척하는 시나리오에 진입했습니다.
봉사부라는 흔하다면 흔한 부활동을 하고 있는데,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봉사활동도 자주 하는 등 사람들에게 인망을 얻고 있으며 희생 정신이 강한 것도 특징.
방탈출 게임을 하는 동안 가장 육체적으로 피학/가학적인 행위를 보이는데 이는 성적이라기보단 종교적인 차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고통을 자처하는 자청하는 자애로운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본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최대의 광기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죠.
탈출한 뒤 밝혀지는 린네의 정체를 알게 되면 꽤 충격적입니다.
린네 루트에서는 주인공이 가학성을 마구 발휘하면서도 두사람이 서로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모습이 묘사가 되는데, 린네는 학교를 지배하는 네무에 대한 반대 세력으로 고통을 근간으로 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을 만들어서 대항하고 있었습니다. 방게임에서 탈출한 후, 다시 자신을 따르는 세력들을 모아서 네무에게 대항하죠. 타 시나리오에선 네무 세력을 이기지 못하고 패배하여 능욕을 피할 수 없게 되지만, 자신의 루트에서는 승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네무를 역관광 보낸 후, 그 광경을 지켜본 케이스케와 카나에는 린네를 비롯한 그녀를 따르는 학생들의 광신이 무서워서 도망칠 궁리를 하는데, 린네는 케이스케에게서 이상한 표식을 발견한 뒤 표변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어느정도 이성적인 판단 하에 행동하던 린네가 갑자기 케이스케를 구세주의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미친듯이 집착하고 역레이프를 감행하죠.
이 때 린네가 짓는 표정만 잠깐 클로즈업해 보자면...
영 좋지 않습니다...
여기서 밝혀지는 진실은 10년전 이 학교가 설립되기 전에 이 학교 부지 근처 지하에 본거지를 두던 한 여자와 그 여자를 따르는 사이비 종교 집단이 있었고, 그 여자는 한 소년을 납치해서 구세주의 아버지라 부르면서 낙인을 찍고 강간했는데, 그 소년이 바로 주인공인 케이스케라는 사실이죠. 케이스케의 가학적인 성욕 역시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된 케이스케는 린네를 거부하고 도망가려 하지만...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리카(...)가 길을 막고, 비키라고 하니 스스로 목을 그에 자살하는 장면에 충격을 받습니다.
여기서 그냥 무시하고 가면 낙원이라고 하는 지하 깊은 곳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흰 공간에 들어가게 되고 린네는 "우리는 선택받았어!" 라고 외치며 케이스케와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하지만 무시하지 못하고 포기하면 다시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 돌아가서 린네에게 무한히 역으로 강간당하는 삶을 살게 되지요.
결론적으로는 쿨데레인 줄 알았지만 알고보면 떡밥 가득한 광년이.
메인 스트림인 두 시나리오에선 패배하는 입장이라 비중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하죠. 여러 모로 안습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메인 히로인이 아닌 걸요...
-마나카 네무
잘 모르는 클래스메이트이자, 본 작품의 흑막.
진짜 플레이하면서 네무에게 복수하는 장면을 기대했는데, 시나리오가 참 껄쩍지근하게 흘러가더군요. 이제까지 시나리오에서 계속 악역으로 나와서, 그녀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달려들었는데, 의외로 정신력이 거의 만렙이더군요.
아니, 뭐라고 해야하지... 대체 왜 이 여자가 이러는지 점점 알 수가 없더군요.
방탈출 루트에서 가장 정신적인 학대를 시키는데도 불구하고, 화를 내거나 증오를 토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려는 자세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방탈출 미션 중 마지막 미션에서는, 그야말로 인간 변기가 되어 케이스케의 분뇨까지 받아먹는데도 말이죠...
기본적으로 케이스케 내면의 은밀한 욕구를 계속 충동질하고, 소꿉친구인 카나에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하고, 시나리오 상에서 분명 최종보스인데도 불구하고, 케이스케의 학대에 대해서 전부 감내하는 모습이 전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방탈출에 성공한 뒤, 배틀로얄 상태인 학교에 찾아온 케이스케를 카나에의 안전으로 협박해서 자신의 부하로 만든뒤, 리카를 조교시키는데 써먹고, 자신에게 반대해서 싸워왔던 린네를 패퇴시킨뒤 린네와 카나에를 능욕하죠.
이 과정에서 케이스케는 배틀로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기억을 어느정도 찾게 되는데, 그때 네무가 숨어있던 방송실을 찾아내어 몰아넣었지만 카나에를 지키기 위해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었던 것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카나에는 케이스케를 살리기 위해서 네무와 내기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방탈출 게임이고, 그 게임의 최종적인 결과로 케이스케가 네무를 죽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네무와 카나에가 한 내기였습니다. 다만 그 내기의 내용이 정확히 어떤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죠.
결국 네무는 카나에를 범하라고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린 뒤, 이에 광분한 케이스케에 의해서 목을 졸려 죽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케이스케는 네무를 철저하게 미워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목을 조르던 자신의 손에 힘을 푸는데 그 순간 케이스케는 누군가에게 치명상을 입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보고 왜 죽이지 않았냐며 울고 있는 네무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여기까지 진행하면서 마치 케이스케처럼 저도 대체 왜? 대체 왜? 라는 의문을 계속 가지게 되었는데요.
그 진실은 바로 다음 카나에 시나리오에서 풀어보도록 하지요.
-호카리 카나에
메가데레 속성의 소꿉친구.
가족따윈 없는데다가 소중한 존재라곤 소꿉친구인 카나에 하나밖에 없는 케이스케 최후의 리미터.
가학욕구 등을 참는 것도 다 카나에라는 케릭터의 존재 때문이고, 네무를 클리어 하지 않고서는 애초에 고를 수도 없는 완벽히 스페셜한 캐릭터이죠.
방탈출에서는 네무를 견제하고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는 케이스케에게 범해혀서 오히려 기뻐하는 일편단심의 정석적인 소꿉친구로 등장합니다.
케이스케는 가족적인 의미로 카나에를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남여 관계는 그다지 원하지 않지만, 육체적인 관계가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어느정도 포기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애초에 소중하기에 능욕하고 학대하고 싶어하는 심리는 어느정도 있겠지만 말이죠...
케이스케가 카나에에게 대해 가지는 감정이 좀 과한 느낌은 들지만, 모든 시나리오에서 연심을 숨긴 정석적인 소꿉친구 캐릭터로 나왔었고, 방탈출 게임에서 그 마음을 드러내고 일단은 거부하는 케이스케에게 계속 대쉬하는 모습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거기에 네무에게 계속 견제를 날리는 것도 나름 귀엽긴 했지요.
문제는 네무 시나리오를 진행한 시점에서 네무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많이 사라져 있어서 플레이 하는 입장에서는 좀 미묘하다는 점이였죠.
탈출 이후는 네무 시나리오와 거의 동일하게 진행되는데, 여기서 카나에 시나리오에서만 가능한 극도의 귀축 선택지만 고르면 카나에를 해부해서 죽인뒤 주최측에 플레이어로 선발되서 5명의 여자를 노예or오브제화 시키는 귀축엔딩도 가능하지만, 영 좋은 루트가 아닙니다.다만 여기서 검은 가죽옷의 용병이 나츠키라는 사실을 확인가능합니다.
네무의 목을 조르는 장면까지는 거의 큰 차이 없이 진행 되는데, 네무에게 별다른 것을 느끼지 못한 케이스케는 결국 네무를 죽여버리는 데 성공하죠.
그리고 <게임 클리어!>란 소리와 함께 케이스케는 알 수 없는 기계장치 수조 안에서 눈을 뜨게 됩니다.
눈 앞에는 흰 가운을 입은 카나에가 있고, 자신이 있는 방은 그 방탈출 게임이 있던 바로 그방...
경악한 케이스케는 카나에에게 이제까지 있었던 일은 다 게임이고, 그것을 플레이했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케이스케는 이건 말도 안된다면서 탈출을 시도하는데, 방탈출했던 때와는 달리 사람들도 꽤 있고, 금방금방 열려서 의외로 쉽게 도망칩니다.
나가보니 학교 뒷산이고 학교에 가보니 학교는 엉망에 사람들은 없이 사람만한 주머니만 운동장에 널려 있는데, 열어보니 가사상태에 빠진 학생들, 그것을 보며 케이스케는 배틀로얄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따라온 카나에에게 학생들은 실험용 모르모트나 장기 매매의 대상이 될거란 이야기를 듣고, 경악하며 다시 도망친 케이스케가 학교 밖에 있던 민가의 문을 열자 그 앞은 방탈출을 했던 바로 그 하얀 방.
너의 인식은 우리 손에 있다고 하면서 카나에는 뇌의 영상을 조작해서 학교에서 다시 그 방으로 돌아오게 했다고 마구 비웃습니다. 사실 자신은 소꿉친구따위도 아니고 너의 소중한 존재도 아니다, 단지 너의 기억을 조작해서 그런 존재가 있다고 믿게 만든 다음 스스로 연기했을 뿐이라는 진실을 밝히죠.
그리고 그 상황에 절망하는 케이스케의 표정을 즐기면서 케이스케의 기억과 인식을 마구 조작해서 학교안에서 케이스케가 카나에의 마음을 받아주는 상황을 설정한 뒤 사랑한다는 대답을 듣는 순간 기억을 리셋해서 그 장면을 반복함으로써 케이스케을 농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걸 모르는 케이스케는 카나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몇번이고 되풀이하죠.
이 과정에서 진정한 흑막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표정으로 보여주는 카나에.jpg
여기서 위화감을 떠올리면 카나에는 결국 표층 심리만 조작해서는 이것 뿐인가 하면서 케이스케를 애완견으로 만들어서 농락하면서 배드엔딩으로 이어지지만, 위화감을 떠올리지 않고 계속 카나에에게 똑같은 상황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리플레인 하다보면 카나에는 화를 내면서 케이스케에게 몇가지 진실을 알려줍니다.
이 학교와 지하에 있는 시설은 어떤 거대한 조직이 소유하고 있고, 주로 하는 연구는 낙원이라고 불리우는 가상현실과 정신조작, 각종 인간 관계 실험 및 장기매매, 그리고 상류층을 위한 도락의 제공.
그중에서도 자살의 실패로 가사상태에 빠진 어떤 여자가 꾸는 지복감을 주는 꿈을 가상 세계에 연결해서 거기에 연결된 사람으로 하여금 최고의 행복감(euphoria)을 전해주는 장치가 바로 낙원이라 불리는 장치고, 그 장치를 만드는데 공헌한 사람들이 카나에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낙원 시스템의 코어가 생체이기에 그녀의 사망을 대비해서 만든 클론이 바로 네무라는 사실이 밝혀지죠. 그리고 사실 카나에의 어머니는 스파이였고, 네무를 빼돌리려고 하다가 실패했는데, 그때 네무가 숨어든 곳이 마침 거기에 비밀기지를 만들었던 케이스케였습니다.
어린 나이의 케이스케는 꼬마 네무에게 사탕의 달콤함과, 고양이의 귀여움과 별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두사람이 크면 아직 보지 못한 별들을 함께 보자고 약속하지만, 결국 네무를 찾던 조직에게 끌려온 케이스케는 기억을 소거 당하고, 옛 학교 터에 있었던 병원에 갇히게 됩니다.
마침 그 병원 근처에 본거지를 가지고 있던 종교집단의 교주, 즉, 린네의 어머니가 케이스케를 구세주의 아버지로 인식하고 납치후 강간해서 아이를 낳지만, 그 아이는 양성체였고, 사이비 종교집단은 지하에서 연구를 하던 그 조직의 인물들을 마치 신처럼 떠받들고 있어서 그들에게 아이를 넘겼고 아이는 네무의 클리닝 기술을 이용해서 린네를 여성으로 성장시켰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네무는 낙원 시스템 코어의 클론이고, 그녀의 뒤를 따라서 낙원의 생체 코어가 되어야 하기에 절망을 주입받아왔지만, 어린 시절 케이스케와 나눴던 약속을 의지해서 절망하지 않고 살아왔었던 거죠.
절망하지 않은 네무를 절망시키기 위해 카나에가 계획을 짜는데, 어린 시절 네무에게 희망을 주었던 케이스케가 마침 다니던 조직의 관리하에 있던 학교에 네무를 전학시키고 두사람이 가까워지도록 일부러 손을 쓰기 시작합니다.
이때만 해도 어릴 때 잠시 친하게 진해던 네무와 케이스케였습니다만,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히 시간 문제였지요. 그리고 카나에 자신도 네무의 감시역으로 학교에 다니고, 호위역으로 나츠키를 고용, 네무의 행복감이 절정에 달했을 때 살인게임을 시작한 것입니다.
맨 처음 자신이 살해당한 것처럼 꾸미고 뒤에서 일을 조종했지만, 케이스케는 사람들의 힘을 모아서 카나에가 숨어 있던 방송실에 들이닥치고, 함정에 당할 뻔한 네무를 감싸고 케이스케가 치명상을 입으면서 네무는 카나에가 제시한 내기를 승낙합니다.
즉, 이제까지 케이스케가 기억하고 있던 것은 전부 거짓이라는 뜻이 되고, 어릴때부터 소꿉친구였던 카나에는 중간에 전학 온 아이이고, 케이스케가 카나에와의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던 어린 시절의 일들은 전부 네무와의 이야기였다는 겁니다.
네무는 죽어가는 케이스케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을 증오하도록 만들고, 최후에 자신을 죽이려는 케이스케와 세상에 절망해서 낙원을 유지하는 생체 유닛으로 각성하게 된 것입니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 케이스케가 네무의 숨을 끊기 전에 케이스케의 기억을 조작하고, 네무의 육체만은 살려서 낙원 시스템에 이식하게 되죠.
그리고 네무와 했던 약속대로 낙원 시스템에 케이스케도 집어 넣는데, 케이스케는 이때 떠나가는 카나에에게 고맙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그런 케이스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말이죠.
분명 카나에가 해온 짓은 잘못된 행위이지만, 케이스케의 입장에서는 또 달랐을까요... 수없이 조작된 기억으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케이스케에게, 설령 이 일을 계획했던 카나에라 할지라도 함깨 지냈던 시간은 는 분명 소중했을 것입니다.
네무와의 추억을 가짜로 덮어씌웠다고는 해도, 실제로 카나에와 학교를 다녔던 것이나 방탈출 게임이나 배틀로얄의 현장에서 카나에와 케이스케가 해온 경험 그 자체는 진짜니까요.
케이스케는 낙원 시스템 안에서 네무와 잠시동안의 행복한 고교 생활을 즐기게 됩니다.
그러나 케이스케는 결국 이런 환상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네무에게 인식시킵니다.
<스크립트>
케이스케 : 너는 현실에 절망해서 낙원으로 간다고 결정했어.
낙원으로 가면 전부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다고...그렇지?
케이쨩이 원한 것도 모두 얻을 수 있어!
어떻게 해서라도 구하려고 했어. 되찾으려 했어. 그건 어째서야?
잃어버린 것은 두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어디선가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너는 나를 살리고 싶었던 거지? 현실이란 참 별볼일 없네. 나는 장기판의 말에 불과한 데다, 이용당하고, 조종당해, 그리고 죽어서, 그걸로 끝이었어.
"절망하세요. 그리고 낙원을 바라도록 하세요"
그렇게 바래지고, 그저 그것만을 위해서. 나는 현실 세계에 가득한 절망을 억지로 봐왔어
지독함을, 배신을, 죽고 죽이는 것을 체험해 왔어. 단 하나...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죄를 범했어. 타인을 짓밟고, 인간의 존엄을 유린하고, 그리고 죽임을 당할 정도로... 미움 받았어. 너에게... 미움 받았단 말이야...
케이스케 : 나는 네무가 낙원을 추구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아.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그럴 자격도 없잖아.
분명 너의 진짜 몸은 있어. 이 너의 세계 밖에 있는 거야. 이 세계를 꿈꾸고 있는 네가, 밖에서 잠들어 있는 거야.
그러니까, 네무. 낙원따위로 도망가지마. 낙원의 행복따위에 만족하지마. 내가 관 속에서 네 꿈의 세계에만 접속해 있는 너를, 현실 세계의 너를, 절대로 구해낼테니까, 내가 너를 행복하게 해줄테니까.
네무, 네가 이 세계에서 나올 수 없다면, 이 꿈의 세계를 부수고, 현실의 너를 구하러 올테니까.
그리고 낙원의 문인 네무를 열고 케이스케는 현실로 돌아갑니다.
반드시 네무를 되찾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절망하도록 준비된 세계에서 절망하지 않은 여자.
그리고 그런 그녀를 절망 속에서 끄집어 내려는 남자.
이 게임이 이야기 하고자 했던 것은 절망과 희망 속에서 피어난 순애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에필로그.
현실로 돌아가는 주인공을 나츠키가 붙잡지만, 낙원 시스템을 돌리는 생체 유닛인 네무가 이미 정착한 이상 주인공에게 볼일은 없다면서, 자신의 연락처를 주고 보내줍니다.
반 년 뒤, 나츠키와 만난 케이스케는 나츠키가 용병임을 알게 되고, 오로지 네무의 구출에만 관심이 있다면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나츠키의 제자가 되어 용병의 일을 배우게 됩니다.
이때 카나에가 네무를 데리고 다른 조직으로 배신하려고 하다가 다른 조직조차 배신하고 도주를 계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케이스케는 카나에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표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카나에의 행동은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뒤 조직에서 자신의 위치를 올리기 위해서 몸을 던져가며 네무를 절망시켰던 카나에가, 양쪽 조직으로부터 위협당할 행동을 하다니,
대체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그리고 3년 후, 카나에가 예전 학교 교사에서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주인공은 카나에와 네무의 흔적을 찾아 학교 교사를 찾고, 거기서 카나에의 메시지를 발견한 뒤 카나에와 네무를 찾아 갑니다.
불행히도 그녀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 이미 카나에는 빈사 상태였고,
그녀와의 짧은 대화를 나눈 후 그녀는 임종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가지는 의미는 뭘까 이렇게 되짚어 생각해 보면, 이 게임을 실행하던 카나에라는 비틀린 여자아이에 대한 구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직내에 자신의 위치를 굳히기 위해, 네무를 낙원의 생체 유닛으로 쓸 수 있도록, 주인공의 기억을 농락하고, 그 학교에 다니던 모든 학생들의 생명을 이용해왔던 흑막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해주는 케이스케에게 어떠한 뭔가를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아무런 이득도 없이 네무를 이끌고 거대한 두 조직으로 부터 3년이나 숨어다닐 수 있었겠죠.
그리고 다시 케이스케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에 쳐하면서 까지 모습을 드러내고 결국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았겠지만, 이 역시 아이러니한 인간의 행동원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케이스케는 카나에가 죽은 곳 바로 옆 건물의 캐비닛 안에 숨어 있던 네무를 발견하게 됩니다.
네무는 모든 기억을 잃고 유아퇴행한 상태였지만, 케이스케는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괜찮았습니다.
그렇게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고양이와 별을 함께 보러가자는 약속을 다시 하며 그 기나긴 이야기가 끝납니다.
유포리아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이 작품이 수위가 극도로 높은 에로게였기에, 그 처절함과 잔혹함이 대망의 완결에 큰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라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그리고 낙원세계라는 전공과 관련된 콘셉트와 인셉션급 반전 때문에 손을 대기도 한 작품인데요, 이와 관련된 명작으로 유명한<투 더 문>이나, <브레이드>를 연상케 해서 더더욱 여운이 남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면으로는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이며, 이런 쪽으로 상상할 경우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OST 역시 상황에 맞춰져 잘 만들어져 있으며, 특히 메인 오프닝 테마곡 <낙원의 문>의 MR 버전이 네무와 케이스케의 대화에서 등장해 엄청난 여운을 남겼죠.
이런 수위가 높은 부문에 면역이 있으시고, 낙원이나 기억조작 같은 콘셉트, 반전 스토리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드리고 싶지만, 플레이 하고 나서 어떻게 되실 지는 장담할 수 없겠군요.
정신적인 충격도 크지만, 그 못지않게 여운과 감동이 큰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수위도 높고 잔인한 데다 심오한 주제를 다룬 작품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 작품성을 더 빛내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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