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포리아(Euphoria) - 기억조작과 낙원세계 속의 진실

NSFW - ADULTS ONLY 2017. 7. 3. 23:20

 

2011년 6월에 발매되어, <쏘우의 에로게화>라는 평과 함께 등장해 조용히 화제가 되었던 작품 <유포리아> 입니다.
에로게 회사 CLOCK-UP의 신작이지만, 의외로 스토리가 매우 강조된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이죠. 

 

숨막히는 시나리오 전개와 극적인 반전 때문에 높은 평을 받은 작품이나, 

역시 에로게라는 장르와 높은 수위 때문에 잘 알려지지 못하고, 이런 쪽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은 공감하기 힘든 작품이라, 추천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 작품에서 주된 키워드가 되는 단어들은 폐쇄공간, 탈출게임, 기억조작, 생존게임, 파괴충동 등인데, 정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작품의 전개는

에로게 + 큐브 >> 쏘우 >> 인셉션 정도로 보면 되겠군요.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이제 차차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공통 루트라 볼 수 있는 방탈출 게임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 해보자면, 큐브나 쏘우같은 영화나 스릴러 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긴 합니다.

 

 

 

 

 

<공통적인 줄거리>

주인공 타카토 케이스케는 소꿉친구 호카리 카나에와 함께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며 일상을 소중히 하며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영문도 모른체 폐쇄된 공간에 갇혀, 오로지 생존이라는 절대명제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게 되죠. 이 소재는 조금만 생각의 각도를 바꿔 보면 18금적인 의미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고, 그것을 실현시킨 것이 이 작품의 초반부의 구도입니다.

 

한명의 남자와 5명의 여자가 있고, 그 한명의 남자가 5명의 여자를 학대함으로서 조건을 클리어하고 5번의 게임을 클리어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게임.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패의 결과는 죽음.

 

이러한 극한 상황에 다다르면 10명중 8-9명은 아마 자신의 생명을 위해 타인을 학대하겠죠.

 

거기에 죽이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성적인 학대 수준이라면, 분명 범죄이긴 하지만, 죽는 거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닐 겁니다.
다만, 여기서 주인공인 케이스케가 가지는 딜레마라면, 케이스케가 외부에서 보기엔 정상적인 고등학생이지만, 극S라는 하드한 성적 취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일까요.

 

 

하지만, 케이스케도 어차피 속으로만 생각하고, 단순히 웹상에서 가학적인 영상 같은 걸 보고 즐기는 정도일 뿐, 실제로 실행하고자 하지도 않고, 그것이 잘못된 욕망이란 것을 이해하고 있기에 정상적으로 삶을 영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죠. 사실 드러내지만 않을 뿐이지, 이정도의 과격한 취향을 지닌 사람이야 정말로 드문 것도 아닐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등장인물을 소개해 보자면... 

 

왼쪽부터 안도 미야코(반 반장), 아오이 나츠키(영어 교사), 호카리 카나에(소꿉친구), 마나카 네무(잘 모르는 같은 반의 아이), 마키바 리카(동아리 후배), 뱌쿠야 린네(잘 모르는 옆 반의 아이) 입니다.

 

방탈출 게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게임을 거부한 미야코는 본보기로 공개처형당하고, 과격하고 가학적인 성 취향 때문에 그것을 보고 흥분해 버린 케이스케는 이것을 마나카 네무라는 반 친구에게 들키게 됩니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반 아이에게 자신의 비밀스런 욕망을 들킨 케이스케는 그것을 알리지 않는 대가로 여러 가지의 부탁을 들어주도록 협박당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방탈출 게임은 시작하게 되고, 케이스케 일행은 다섯 가지의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케이스케는 그 미션을 함께할 여자 한 명을 미션마다 선택하게 되죠. 그리고 네무는 이 과정에서 카나에를 선택할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카나에를 선택할 수가 없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가장 소중한 소꿉친구를 범하는 건 일단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를 지닌 케이스케에겐 논외의 선택이지요.

 


그리고 한명을 줄기차게 범하다 보면 방을 탈출 할수 있게 되는데,(매 미션마다 파트너가 바뀌면 미션 실패) 마지막 순간에 혼자 깨어나게 된 케이스케는 각 여자들이 생명의 위기에 처해 있고, 그것을 구해야 하는 쏘우 같은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나츠키 트랩

수조에 물이 차고 있으며, 이를 해제하려면 수조 밖에 있는 레버를 당겨야 합니다. 하지만 레버에는 고압의 전류가 흐르고 있죠.

 

 

 

 

 

 

 

-네무 트랩

일정한 시간마다 랜덤한 위치에 나이프가 발사되어 꽂히는 트랩. 해제하기 위해선 네무가 묶여 있는 곳 부근에 위치한 스위치를 꺼야 합니다.

 

 

네무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케이스케는 발사된 나이프에 맞아 상처를 입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네무는 지금까지 본 적 없었던 걱정이 가득한 얼굴과 함께 자신의 옷을 찢어 지혈을 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린네 트랩

단순한 길로틴. 해제하기 위해선 길로틴에 연결된 줄을 당겨 붉은 선과 푸른 선 사이까지 정확히 들어올려야 합니다. 하지만 길로틴과 연결된 줄은 유자철선으로 되어 있습니다.

 

 

 

-카나에 트랩

쇠못이 가득한 폭탄이 설치된 밀실입니다. 해제하기 위해서는 밀실에 쓰여진 문제를 제한 시간 내로 풀어야 합니다.

 

 

-리카 트랩

거대한 프레스 기계입니다. 원래는 거대하고 시커먼 강철벽으로 되어있지만 연출을 위해 투명하게 묘사되었습니다. 해제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생존자 일행 중 한 명을 선택하여 얼굴을 구타해 졸도시켜야 합니다.

 

그 희생양은 역시 네무.

 

역시 실패의 대가는 죽음.

우여곡절 끝에 케이스케 일행은 탈출하게 되는데, 탈출한 시점에서 자신들이 탈출한 곳은 산속에 있던 자신들이 다니던 학교 바로 뒷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학교는 이미 배틀로얄의 무대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게임의 흑막에는 마나카 네무가 있고, 학교는 이미 네무의 지배 하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다시말해 방게임에 참가하기 전부터 케이스케 일행이 다니던 학교는 어떠한 세력(네무를 필두로한)에 의해 죽이고 죽이는 살인게임을 강제받고 있었고, 그 기억을 잃은 채로 방게임에 참석하게 되었다는 거죠. 이러한 배틀로얄이나 방탈출은 전부 어떠한 세력을 통해서 도락거리로 권력자나 부호들에게 제공됐고, 이 학교 자체가 그러한 목적을 위해 설립되었다라는 사실도 알수 있습니다.

다만, 배틀로얄과 별개로 어째서 방탈출 게임을 하고 있었던 이유는, 네무가 카나에와 내기를 했고, 그 내기 때문에 케이스케 일행은 기억이 지워진 채로 방탈출 게임을 실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을 탈출해서 다시 정상적인 학교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하던 케이스케에게는 최악의 현실이지요. 

지금까지 케이스케가 히로인들을 능욕해온 가장 큰 이유이자 원동력은 탈출해서 즐거웠던 학교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케이스케의 소망이었기 때문었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속이고 협박하고, 일상까지 파괴한 네무에게 케이스케는 강렬한 증오를 품고, 소중한 카나에와 일행들을 구하기 위해 네무에게 도전합니다.

 

그리고 각 루트에 따라서 전개는 달라집니다만, 그 부분은 각 캐릭터의 소개에서 설명해 드립죠.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더 이상 스크롤을 내리지 않기를 권장합니다.

 

<캐릭터 소개와 줄거리>

 

 

-안도 미야코

케이스케와 같은 반의 반장. 단역으로, 비중의 거의 없습니다.

방탈출 게임 상황에 놓이자 게임하는 것을 거부하고, 결국 전기의자에 구속되어 공개처형을 당하죠.

 

 

-마키바 리카
케이스케의 후배이자 공인 어그로 캐릭터, 유일한 일반인이자 로리 포지션.


어린애 같은 외모에 걸맞게 배려심이나 이해심은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자아가 약해서 타인의 영향을 매우 쉽게 받는 좋은 의미로나 나쁜 의미로나 어린아이죠.

사실 이런 타입의 여자애야 흔한 편이고, 일상상황에서는 딱히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이러한 극한상황에서는, 자신과 타인의 고통이나 괴로움에 대한 내성도 상상력도 전혀 없어서 분란과 분쟁을 일으는 도화선이 되는 캐릭터이죠. 


리카 루트에서 케이스케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네무의 협박(카나에를 범하라, 이것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동일합니다)에 굴하지 않고, 귀엽지만 답답한 리카를 고릅니다.

 

계속되는 능욕에 리카는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게 되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의 자아에 눈을 뜨게 되죠.

원래 어느정도 케이스케에게 호감이 있었는지, 애정을 갈구함으로서 이 상황에 대한 쉬운 이해를 바라지만, 케이스케은 그렇게 리카가 거짓된 애정으로 도피하는 것을 거절합니다.(이점만 보면 분명 이성적인데... 기본적인 충동과 철벽의 이성이 케이스케의 가장 큰 딜레마이자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타인을 미워하게 되지만, 격렬한 증오는 분명 강렬한 애정과 통하는게 있었을까요...?
 

방탈출 마지막 게임에서 케이스케가 생명에 위기에 처한 여자들을 구하는 모습과 힘이 다해 쓰러진 케이스케가 쉘터에서 쓰러져 있던 일주일간 케이스케를 간호하던 리카(케이스케가 탈출 직후 1주일간 쓰러졌다가 배틀로얄 상태의 학교로 귀환 하는 것은 모든 캐릭터 공통)는 케이스케에게 진정한 호감을 느끼게 되고, 네무에게 잡히게 되지만 결국 케이스케가 구하러 찾아옵니다. 


그 순간 옥상에서 기다리던 네무가 옥상 끝에 서있는  리카와 카나에 중에 한명만을 선택하라는 말을 듣고 스스로의 몸을 던집니다만, 검은 가죽옷에 방독면을 쓴 정체불명의 용병에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고, 떨어진 리카를 쫓아온 케이스케는, 결국 리카와 함께 탈출해서 학교라는 일상은 잃게 되었지만, 다시 사회로 돌아가 정상적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리카의 시나리오는 어느 의미로 가장 일반적인 해피엔딩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 게임의 진정한 목적, 배경,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대해선 거의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생존에 의의를 둬야 하는 엔딩이죠. 그러나, 리카라는 케릭터가 가지고 있는 평범함은 이런류의 게임에선 나름 소중한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설명할 다른 4명은 이상할 정도로 침착해서 상황이 진짜 위험한건지 의심이 될 정도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리카 루트에서 보여지는 성장은 고난과 역경이 왜 사람에게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설명해준다고도 보입니다.(물론 이 게임 같은 형태로는 말고요...)
여담으로 이 시나리오에서는 그나마 사람이 되긴 합니다만, 타 시나리오에선 민폐캐릭터를 고수하다가 항상 좋지 못한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마찬가지로 번외에 가까운 선생 시나리오에서는 예외)

개인적으로 민폐 꼬맹이라서 안 좋아하긴 합니다만, "선배가 싫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장면에선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오이 나츠키

영어 교사. 방탈출 게임 멤버들 중 유일한 성인.

 

시나리오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저 평범한 선생이지만, 포용력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는 상당히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5번의 미션을 모두 마무리하고 방 탈출하는 시점에서 구출 작전의 1번타자이자 항상 죽는 역할입니다.(그래서 항상 케이스케는 절망하고 바로 그 다음 타자인 네무를 항상 살리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죽는 것 처럼 보이는 역할이지요. 어쨌거나 모든 시나리오에서 방 탈출 시점에서 죽은 것처럼 보입니다만, 자신의 시나리오에서는 사망 직전에 구출되었다는 설정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쌈질도 잘하고 기척도 숨길줄 아시는 분이라 둘이서 쉽게쉽게 학교를 탈출하고,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남국의 섬에서 띵가띵가 지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케이스케.

 

 

사실 나츠키는 이 학교를 실험장으로 만든 세력에 고용된 용병이고, 네무를 호위하던 검은 가죽옷에 방독면을 쓴 용병이었습니다. 머리색은 가발( !).

 

모든 시나리오(나츠키 루트 빼고)에서 케이스케를 가로막던 적이었죠. 최후의 트루루트에서 귀축엔딩으로 가면 검은 가죽옷의 호위자를 능욕하겠다는 케이스케의 발언으로 이내 그녀의 정체가 나츠키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트루 엔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그것은 계속 내용을 써내려가며 천천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죠.

 

 

 

 

 

 

-뱌쿠야 린네

잘 모르는 옆반 아이로, 쿨데레 콘셉트의 캐릭터. 자애의 화신.
 

슬슬 대량 떡밥을 투척하는 시나리오에 진입했습니다.


봉사부라는 흔하다면 흔한 부활동을 하고 있는데,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봉사활동도 자주 하는 등 사람들에게 인망을 얻고 있으며 희생 정신이 강한 것도 특징.


방탈출 게임을 하는 동안 가장 육체적으로 피학/가학적인 행위를 보이는데 이는 성적이라기보단 종교적인 차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고통을 자처하는 자청하는 자애로운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본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최대의 광기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죠.

 

 

탈출한 뒤 밝혀지는 린네의 정체를 알게 되면 꽤 충격적입니다.

 

린네 루트에서는 주인공이 가학성을 마구 발휘하면서도 두사람이 서로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모습이 묘사가 되는데, 린네는 학교를 지배하는 네무에 대한 반대 세력으로 고통을 근간으로 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을 만들어서 대항하고 있었습니다. 방게임에서 탈출한 후, 다시 자신을 따르는 세력들을 모아서 네무에게 대항하죠. 타 시나리오에선 네무 세력을 이기지 못하고 패배하여 능욕을 피할 수 없게 되지만, 자신의 루트에서는 승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네무를 역관광 보낸 후, 그 광경을 지켜본 케이스케와 카나에는 린네를 비롯한 그녀를 따르는 학생들의 광신이 무서워서 도망칠 궁리를 하는데, 린네는 케이스케에게서 이상한 표식을 발견한 뒤 표변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어느정도 이성적인 판단 하에 행동하던 린네가 갑자기 케이스케를 구세주의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미친듯이 집착하고 역레이프를 감행하죠.

 

이 때 린네가 짓는 표정만 잠깐 클로즈업해 보자면...

 

 

영 좋지 않습니다...

여기서 밝혀지는 진실은 10년전 이 학교가 설립되기 전에 이 학교 부지 근처 지하에 본거지를 두던 한 여자와 그 여자를 따르는 사이비 종교 집단이 있었고, 그 여자는 한 소년을 납치해서 구세주의 아버지라 부르면서 낙인을 찍고 강간했는데, 그 소년이 바로 주인공인 케이스케라는 사실이죠. 케이스케의 가학적인 성욕 역시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된 케이스케는 린네를 거부하고 도망가려 하지만...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리카(...)가 길을 막고, 비키라고 하니 스스로 목을 그에 자살하는 장면에 충격을 받습니다.

 

 

 

 

여기서 그냥 무시하고 가면 낙원이라고 하는 지하 깊은 곳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흰 공간에 들어가게 되고 린네는 "우리는 선택받았어!" 라고 외치며 케이스케와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하지만 무시하지 못하고 포기하면 다시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 돌아가서 린네에게 무한히 역으로 강간당하는 삶을 살게 되지요. 

 

 

결론적으로는 쿨데레인 줄 알았지만 알고보면 떡밥 가득한 광년이.

메인 스트림인 두 시나리오에선 패배하는 입장이라 비중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하죠. 여러 모로 안습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메인 히로인이 아닌 걸요...

 

 

 

 

 

 

-마나카 네무

잘 모르는 클래스메이트이자, 본 작품의 흑막.

 

진짜 플레이하면서 네무에게 복수하는 장면을 기대했는데, 시나리오가 참 껄쩍지근하게 흘러가더군요. 이제까지 시나리오에서 계속 악역으로 나와서, 그녀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달려들었는데, 의외로 정신력이 거의 만렙이더군요.

아니, 뭐라고 해야하지... 대체 왜 이 여자가 이러는지 점점 알 수가 없더군요.

방탈출 루트에서 가장 정신적인 학대를 시키는데도 불구하고, 화를 내거나 증오를 토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려는 자세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방탈출 미션 중 마지막 미션에서는, 그야말로 인간 변기가 되어 케이스케의 분뇨까지 받아먹는데도 말이죠...

 

기본적으로 케이스케 내면의 은밀한 욕구를 계속 충동질하고, 소꿉친구인 카나에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하고, 시나리오 상에서 분명 최종보스인데도 불구하고, 케이스케의 학대에 대해서 전부 감내하는 모습이 전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방탈출에 성공한 뒤, 배틀로얄 상태인 학교에 찾아온 케이스케를 카나에의 안전으로 협박해서 자신의 부하로 만든뒤, 리카를 조교시키는데 써먹고, 자신에게 반대해서 싸워왔던 린네를 패퇴시킨뒤 린네와 카나에를 능욕하죠. 

 

이 과정에서 케이스케는 배틀로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기억을 어느정도 찾게 되는데, 그때 네무가 숨어있던 방송실을 찾아내어 몰아넣었지만 카나에를 지키기 위해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었던 것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카나에는 케이스케를 살리기 위해서 네무와 내기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방탈출 게임이고, 그 게임의 최종적인 결과로 케이스케가 네무를 죽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네무와 카나에가 한 내기였습니다. 다만 그 내기의 내용이 정확히 어떤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죠.

결국 네무는 카나에를 범하라고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린 뒤, 이에 광분한 케이스케에 의해서 목을 졸려 죽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케이스케는 네무를 철저하게 미워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목을 조르던 자신의 손에 힘을 푸는데 그 순간 케이스케는 누군가에게 치명상을 입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보고 왜 죽이지 않았냐며 울고 있는 네무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여기까지 진행하면서 마치 케이스케처럼 저도 대체 왜? 대체 왜? 라는 의문을 계속 가지게 되었는데요.


그 진실은 바로 다음 카나에 시나리오에서 풀어보도록 하지요.
 

 

 

 

 

 

 

-호카리 카나에

메가데레 속성의 소꿉친구.

가족따윈 없는데다가 소중한 존재라곤 소꿉친구인 카나에 하나밖에 없는 케이스케 최후의 리미터.

가학욕구 등을 참는 것도 다 카나에라는 케릭터의 존재 때문이고, 네무를 클리어 하지 않고서는 애초에 고를 수도 없는 완벽히 스페셜한 캐릭터이죠.

 

방탈출에서는 네무를 견제하고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는 케이스케에게 범해혀서 오히려 기뻐하는 일편단심의 정석적인 소꿉친구로 등장합니다.

케이스케는 가족적인 의미로 카나에를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남여 관계는 그다지 원하지 않지만, 육체적인 관계가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어느정도 포기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애초에 소중하기에 능욕하고 학대하고 싶어하는 심리는 어느정도 있겠지만 말이죠...

케이스케가 카나에에게 대해 가지는 감정이 좀 과한 느낌은 들지만, 모든 시나리오에서 연심을 숨긴 정석적인 소꿉친구 캐릭터로 나왔었고, 방탈출 게임에서 그 마음을 드러내고 일단은 거부하는 케이스케에게 계속 대쉬하는 모습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거기에 네무에게 계속 견제를 날리는 것도 나름 귀엽긴 했지요.

문제는 네무 시나리오를 진행한 시점에서 네무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많이 사라져 있어서 플레이 하는 입장에서는 좀 미묘하다는 점이였죠.

탈출 이후는 네무 시나리오와 거의 동일하게 진행되는데, 여기서 카나에 시나리오에서만 가능한 극도의 귀축 선택지만 고르면 카나에를 해부해서 죽인뒤 주최측에 플레이어로 선발되서 5명의 여자를 노예or오브제화 시키는 귀축엔딩도 가능하지만, 영 좋은 루트가 아닙니다.다만 여기서 검은 가죽옷의 용병이 나츠키라는 사실을 확인가능합니다.

 

 


네무의 목을 조르는 장면까지는 거의 큰 차이 없이 진행 되는데, 네무에게 별다른 것을 느끼지 못한 케이스케는 결국 네무를 죽여버리는 데 성공하죠.

그리고 <게임 클리어!>란 소리와 함께 케이스케는 알 수 없는 기계장치 수조 안에서 눈을 뜨게 됩니다.

 

 

 

 

 

 

눈 앞에는 흰 가운을 입은 카나에가 있고, 자신이 있는 방은 그 방탈출 게임이 있던 바로 그방...

경악한 케이스케는 카나에에게 이제까지 있었던 일은 다 게임이고, 그것을 플레이했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케이스케는 이건 말도 안된다면서 탈출을 시도하는데, 방탈출했던 때와는 달리 사람들도 꽤 있고, 금방금방 열려서 의외로 쉽게 도망칩니다.

 


나가보니 학교 뒷산이고 학교에 가보니 학교는 엉망에 사람들은 없이 사람만한 주머니만 운동장에 널려 있는데, 열어보니 가사상태에 빠진 학생들, 그것을 보며 케이스케는 배틀로얄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따라온 카나에에게 학생들은 실험용 모르모트나 장기 매매의 대상이 될거란 이야기를 듣고, 경악하며 다시 도망친 케이스케가 학교 밖에 있던 민가의 문을 열자 그 앞은 방탈출을 했던 바로 그 하얀 방.

 

너의 인식은 우리 손에 있다고 하면서 카나에는 뇌의 영상을 조작해서 학교에서 다시 그 방으로 돌아오게 했다고 마구 비웃습니다. 사실 자신은 소꿉친구따위도 아니고 너의 소중한 존재도 아니다, 단지 너의 기억을 조작해서 그런 존재가 있다고 믿게 만든 다음 스스로 연기했을 뿐이라는 진실을 밝히죠.

 

그리고 그 상황에 절망하는 케이스케의 표정을 즐기면서 케이스케의 기억과 인식을 마구 조작해서 학교안에서 케이스케가 카나에의 마음을 받아주는 상황을 설정한 뒤 사랑한다는 대답을 듣는 순간 기억을 리셋해서 그 장면을 반복함으로써 케이스케을 농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걸 모르는 케이스케는 카나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몇번이고 되풀이하죠.

 

 

이 과정에서 진정한 흑막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표정으로 보여주는 카나에.jpg


여기서 위화감을 떠올리면 카나에는 결국 표층 심리만 조작해서는 이것 뿐인가 하면서 케이스케를 애완견으로 만들어서 농락하면서 배드엔딩으로 이어지지만, 위화감을 떠올리지 않고 계속 카나에에게 똑같은 상황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리플레인 하다보면 카나에는 화를 내면서 케이스케에게 몇가지 진실을 알려줍니다.

 

 


이 학교와 지하에 있는 시설은 어떤 거대한 조직이 소유하고 있고, 주로 하는 연구는 낙원이라고 불리우는 가상현실과 정신조작, 각종 인간 관계 실험 및 장기매매, 그리고 상류층을 위한 도락의 제공.

그중에서도 자살의 실패로 가사상태에 빠진 어떤 여자가 꾸는 지복감을 주는 꿈을 가상 세계에 연결해서 거기에 연결된 사람으로 하여금 최고의 행복감(euphoria)을 전해주는 장치가 바로 낙원이라 불리는 장치고, 그 장치를 만드는데 공헌한 사람들이 카나에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낙원 시스템의 코어가 생체이기에 그녀의 사망을 대비해서 만든 클론이 바로 네무라는 사실이 밝혀지죠. 그리고 사실 카나에의 어머니는 스파이였고, 네무를 빼돌리려고 하다가 실패했는데, 그때 네무가 숨어든 곳이 마침 거기에 비밀기지를 만들었던 케이스케였습니다. 

 


어린 나이의 케이스케는 꼬마 네무에게 사탕의 달콤함과, 고양이의 귀여움과 별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두사람이 크면 아직 보지 못한 별들을 함께 보자고 약속하지만, 결국 네무를 찾던 조직에게 끌려온 케이스케는 기억을 소거 당하고, 옛 학교 터에 있었던 병원에 갇히게 됩니다.

마침 그 병원 근처에 본거지를 가지고 있던 종교집단의 교주, 즉, 린네의 어머니가 케이스케를 구세주의 아버지로 인식하고 납치후 강간해서 아이를 낳지만, 그 아이는 양성체였고, 사이비 종교집단은 지하에서 연구를 하던 그 조직의 인물들을 마치 신처럼 떠받들고 있어서 그들에게 아이를 넘겼고 아이는 네무의 클리닝 기술을 이용해서 린네를 여성으로 성장시켰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네무는 낙원 시스템 코어의 클론이고, 그녀의 뒤를 따라서 낙원의 생체 코어가 되어야 하기에 절망을 주입받아왔지만, 어린 시절 케이스케와 나눴던 약속을 의지해서 절망하지 않고 살아왔었던 거죠.

절망하지 않은 네무를 절망시키기 위해 카나에가 계획을 짜는데, 어린 시절 네무에게 희망을 주었던 케이스케가 마침 다니던 조직의 관리하에 있던 학교에 네무를 전학시키고 두사람이 가까워지도록 일부러 손을 쓰기 시작합니다.

이때만 해도 어릴 때 잠시 친하게 진해던 네무와 케이스케였습니다만,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히 시간 문제였지요. 그리고 카나에 자신도 네무의 감시역으로 학교에 다니고, 호위역으로 나츠키를 고용, 네무의 행복감이 절정에 달했을 때 살인게임을 시작한 것입니다.

맨 처음 자신이 살해당한 것처럼 꾸미고 뒤에서 일을 조종했지만, 케이스케는 사람들의 힘을 모아서 카나에가 숨어 있던 방송실에 들이닥치고, 함정에 당할 뻔한 네무를 감싸고 케이스케가 치명상을 입으면서 네무는 카나에가 제시한 내기를 승낙합니다.

 

 

즉, 이제까지 케이스케가 기억하고 있던 것은 전부 거짓이라는 뜻이 되고, 어릴때부터 소꿉친구였던 카나에는 중간에 전학 온 아이이고, 케이스케가 카나에와의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던 어린 시절의 일들은 전부 네무와의 이야기였다는 겁니다.


네무는 죽어가는 케이스케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을 증오하도록 만들고, 최후에 자신을 죽이려는 케이스케와 세상에 절망해서 낙원을 유지하는 생체 유닛으로 각성하게 된 것입니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 케이스케가 네무의 숨을 끊기 전에 케이스케의 기억을 조작하고, 네무의 육체만은 살려서 낙원 시스템에 이식하게 되죠.



그리고 네무와 했던 약속대로 낙원 시스템에 케이스케도 집어 넣는데, 케이스케는 이때 떠나가는 카나에에게 고맙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그런 케이스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말이죠.

 

 

분명 카나에가 해온 짓은 잘못된 행위이지만, 케이스케의 입장에서는 또 달랐을까요... 수없이 조작된 기억으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케이스케에게, 설령 이 일을 계획했던  카나에라 할지라도 함깨 지냈던 시간은 는 분명 소중했을 것입니다.

 

네무와의 추억을 가짜로 덮어씌웠다고는 해도, 실제로 카나에와 학교를 다녔던 것이나 방탈출 게임이나 배틀로얄의 현장에서 카나에와 케이스케가 해온 경험 그 자체는 진짜니까요.

케이스케는 낙원 시스템 안에서 네무와 잠시동안의 행복한 고교 생활을 즐기게 됩니다.

그러나 케이스케는 결국 이런 환상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네무에게 인식시킵니다. 

 

<스크립트>

 

케이스케 너는 현실에 절망해서 낙원으로 간다고 결정했어.
낙원으로 가면 전부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다고...그렇지? 

 

네무 : 그래 낙원에 가면 모든 것을 재구축 할 수 있어, 
케이쨩이 원한 것도 모두 얻을 수 있어!  
 
케이스케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네무. 너도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어, 그렇지? 
 
네무 : 그렇지, 그런데... 케이쨩? 
 
케이스케 네무, 한가지 이해가 안가는 게 있어. 낙원에 가면 원하는 건 뭐든지 얻을 수 있어. 그렇다면 어째서 너는 현실의 나를 구하려고 했어?
 
네무 : 에--?
 
케이스케 낙원에 가면 몇번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데, 얼마든지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수 있는데...내가 죽더라도, 낙원에 가면 다시 되돌릴 수 있는데, 그런데도 너는 현실에서 죽어가는 나를,
어떻게 해서라도 구하려고 했어. 되찾으려 했어. 그건 어째서야? 
 
네무 : 아.. 그건...
 
케이스케 대답을 못하는 구나. 그렇지, 계속 네가 눈을 돌렸던 부분이야.
잃어버린 것은 두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어디선가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너는 나를 살리고 싶었던 거지? 현실이란 참 별볼일 없네. 나는 장기판의 말에 불과한 데다, 이용당하고, 조종당해, 그리고 죽어서, 그걸로 끝이었어. 
 
네무 : 그래. 그렇다면... 그러니까.......저기, 케이쨩...그런 현실로 돌아갈 필요따윈 없어.
 
케이스케 그래도, 나는 낙원에는 가지 않아. 
 
네무 : 어째서...?
 
케이스케 말했잖아? 우리는 낙원에 갈 자격따윈 없다고... 
 
네무 : 남을 상처입힌 나에게는 행복을 추구할 자격은 없는 거야? 타인을 발판으로 써서 손에 넣은 행복을, 케이쨩은 거부하는 거야? 이용당하기 위해 태어나서, 나는 부품의 일부가 되고,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행복한 꿈을 흘려 내보내야 한다구.
"절망하세요. 그리고 낙원을 바라도록 하세요"
그렇게 바래지고, 그저 그것만을 위해서. 나는 현실 세계에 가득한 절망을 억지로 봐왔어
지독함을, 배신을, 죽고 죽이는 것을 체험해 왔어. 단 하나...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죄를 범했어. 타인을 짓밟고, 인간의 존엄을 유린하고, 그리고 죽임을 당할 정도로... 미움 받았어. 너에게... 미움 받았단 말이야... 

 

케이스케 나는 네무가 낙원을 추구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아.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그럴 자격도 없잖아. 

 
네무 : 그럼 왜..?
 
케이스케 너는 진짜 네무가 아니니까. 나는 진짜 네무를 만나고 싶어. 안아주고 싶다구. 
 
네무 : 진짜라니 아직도 믿고 있어? 
 
케이스케 : 그래. 설령 내가 아무리 인식을 조작당해도, 뭐가 진짜인지 거짓인지 모르게 되도,
분명 너의 진짜 몸은 있어. 이 너의 세계 밖에 있는 거야. 이 세계를 꿈꾸고 있는 네가, 밖에서 잠들어 있는 거야.
그러니까, 네무. 낙원따위로 도망가지마. 낙원의 행복따위에 만족하지마. 내가 관 속에서 네 꿈의 세계에만 접속해 있는 너를, 현실 세계의 너를, 절대로 구해낼테니까, 내가 너를 행복하게 해줄테니까. 
 
네무 : 난, 바라지 않는데도?
 
케이스케 내가 바래. 지금 너를 구해내고 싶다고 바라고 있어. 그리고, 반드시 실행할 거야.
네무, 네가 이 세계에서 나올 수 없다면, 이 꿈의 세계를 부수고, 현실의 너를 구하러 올테니까. 
 
네무 : 거짓말쟁이...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
 
케이스케 달콤한 캔디를 먹자, 귀여운 고양이를 기르자, 둘이서 아직 보지 못한 별을 보러가자. 
 
네무 : 안녕..

 

그리고 낙원의 문인 네무를 열고 케이스케는 현실로 돌아갑니다.

반드시 네무를 되찾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절망하도록 준비된 세계에서 절망하지 않은 여자.

그리고 그런 그녀를 절망 속에서 끄집어 내려는 남자.

이 게임이 이야기 하고자 했던 것은 절망과 희망 속에서 피어난 순애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에필로그.

현실로 돌아가는 주인공을 나츠키가 붙잡지만, 낙원 시스템을 돌리는 생체 유닛인 네무가 이미 정착한 이상 주인공에게 볼일은 없다면서, 자신의 연락처를 주고 보내줍니다.

반 년 뒤, 나츠키와 만난 케이스케는 나츠키가 용병임을 알게 되고, 오로지 네무의 구출에만 관심이 있다면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나츠키의 제자가 되어 용병의 일을 배우게 됩니다.


이때 카나에가 네무를 데리고 다른 조직으로 배신하려고 하다가 다른 조직조차 배신하고 도주를 계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케이스케는 카나에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표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카나에의 행동은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뒤 조직에서 자신의 위치를 올리기 위해서 몸을 던져가며 네무를 절망시켰던 카나에가, 양쪽 조직으로부터 위협당할 행동을 하다니, 

대체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그리고 3년 후, 카나에가 예전 학교 교사에서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주인공은 카나에와 네무의 흔적을 찾아 학교 교사를 찾고, 거기서 카나에의 메시지를 발견한 뒤 카나에와 네무를 찾아 갑니다.

불행히도 그녀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 이미 카나에는 빈사 상태였고, 
그녀와의 짧은 대화를 나눈 후 그녀는 임종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가지는 의미는 뭘까 이렇게 되짚어 생각해 보면, 이 게임을 실행하던 카나에라는 비틀린 여자아이에 대한 구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직내에 자신의 위치를 굳히기 위해, 네무를 낙원의 생체 유닛으로 쓸 수 있도록, 주인공의 기억을 농락하고, 그 학교에 다니던 모든 학생들의 생명을 이용해왔던 흑막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해주는 케이스케에게 어떠한 뭔가를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아무런 이득도 없이 네무를 이끌고 거대한 두 조직으로 부터 3년이나 숨어다닐 수 있었겠죠.
그리고 다시 케이스케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에 쳐하면서 까지 모습을 드러내고 결국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았겠지만, 이 역시 아이러니한 인간의 행동원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케이스케는 카나에가 죽은 곳 바로 옆 건물의 캐비닛 안에 숨어 있던 네무를 발견하게 됩니다.

 

 

 

 

 

 

네무는 모든 기억을 잃고 유아퇴행한 상태였지만, 케이스케는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괜찮았습니다.

 

그렇게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고양이와 별을 함께 보러가자는 약속을 다시 하며 그 기나긴 이야기가 끝납니다.

 

 

 

유포리아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이 작품이 수위가 극도로 높은 에로게였기에, 그 처절함과 잔혹함이 대망의 완결에 큰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라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그리고 낙원세계라는 전공과 관련된 콘셉트와 인셉션급 반전 때문에 손을 대기도 한 작품인데요, 이와 관련된 명작으로 유명한<투 더 문>이나, <브레이드>를 연상케 해서 더더욱 여운이 남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면으로는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이며, 이런 쪽으로 상상할 경우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OST 역시 상황에 맞춰져 잘 만들어져 있으며, 특히 메인 오프닝 테마곡 <낙원의 문>의 MR 버전이 네무와 케이스케의 대화에서 등장해 엄청난 여운을 남겼죠. 

이런 수위가 높은 부문에 면역이 있으시고, 낙원이나 기억조작 같은 콘셉트, 반전 스토리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드리고 싶지만, 플레이 하고 나서 어떻게 되실 지는 장담할 수 없겠군요. 

 

정신적인 충격도 크지만, 그 못지않게 여운과 감동이 큰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수위도 높고 잔인한 데다 심오한 주제를 다룬 작품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 작품성을 더 빛내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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