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콜롬바인 대학살 RPG - 게임을 통해 기록하는 중범죄 이야기와 언론에 대한 질타

2020.04.01

이번에 소개해 드릴 작품은 영화감독 대니 레돈이 2005년 4월에 만든 <슈퍼 콜롬바인 대학살 RPG>라는 게임이 되겠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 주의 콜롬바인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주제로 제작한 인디게임이며, 이하의 홈페이지에서 게임에 대한 정보를 열람하거나 다운로드를 할 수 있습니다.

http://www.columbinegame.com/

제작자 대니 레돈은 이 무시무시한 사건을 게임으로 제작하는 것으로서 아카이브 처리함과 동시에, 사건이 일어난 후 언론의 반응을 비판하고자 이러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게임의 내용과 함께 설명해 나가도록 하죠.

 

게임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사건의 범인 에릭 해리스(우)와 딜런 클레볼드(좌) 가 되어 이들이 범죄 계획을 세우는 내용인 1부와, 사건을 거행하여 교내에서 사람들을 죽이는 2부, 그리고 사건 이후 자살하면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내용인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범행을 계획하기 위해 그들이 총기와 폭발물을 사들이는 과정이 묘사되어 있으며, 이들이 우발적으로 일으킨 범죄가 아닌, 철저히 계획된 범죄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스터에그 아이템으로 생전 그들이 좋아했던 가수 "마릴린 맨슨"의 앨범도 등장합니다.

 

 

 

 

 

2부에서는 본격적인 범행 과정을 게임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실제로 사건 내에서는 교사 1명과 학생 12명으로 총 13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게임적 허용을 통해 희생자들은 일체의 신상정보 언급이 없는 단순한 캐릭터로만 등장하며, RPG게임의 특성상 해리슨과 클레볼드가 이들을 죽이고 스코어와 경험치를 얻는 것으로 구상되어 있습니다.
희생자의 수가 늘어난 것은 덤.
 

 

 

마지막으로 플레이어가 이 두 범인의 레벨을 충분히 올렸다고 판단할 경우 3부로 넘어갈 수 있는데, 여기서는 사건처럼 두 사람이 자살을 한 후 지옥으로 가서 지옥의 악마들과 맞붙는 내용을 다룹니다.

그리고 지옥과 악마들은 생전에 그들이 즐겨 했던 게임 둠(DOOM) 시리즈를 모티프로 하고 있죠.
 

 

콜럼바인 총기난사 사건이 언론에 보도될 즈음, 기자들은 이들의 폭력성과 범죄의 위협을 그들이 좋아했던 마릴린 맨슨과 둠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폭력적인 미디어 컨텐츠들이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만든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말이죠.

 

 

레돈은 사건을 게임으로 제작하는 것을 통해 이러한 언론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싶어했고, 더 나아가 해리스와 클레볼드의 범행 동기에 대해 파악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 프로그래머 제이슨 로러가 이메일을 통해 해당 게임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그 스크립트가 공개됩니다.
 

 

 

 

제이슨 로러 (이하 JR): 어떤 경유로 《콜럼바인 RPG!》를 만들게 되었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요?

대니 레돈 (이하 DL): RPG 만들기 2000을 발견하고 나서 이제 저도 비디오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한 달쯤 해보니 몇 달만 시간을 들이면 되겠다는 걸 알았고…그 시점에서 제게 물었습니다. “만약 비디오게임을 만든다면…어떤 걸 만들지?” 물론 콜럼바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콜로라도 주의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제게 사건이 마음속에서 떠나질 않은 점도 있죠. 그리고 한때 사건의 원인으로 비난 받았던 게임의 관습을 이용해 비평하는 게임을 만들 기회기 때문에, 완벽한 소재로 보였어요. 그래서 6개월간 제 컴퓨터 앞에서 무작정 시간을 보냈고, 나머지는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펼쳐지는 상황대로입니다.

JR: 어디서 기본적인 구상이 나왔나요?

DL: 고등학교에 다녔을 때, 저는 언론에서 총격 사건의 원인을 아주 잘못 짚고 있다고 느꼈어요.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들(록 음악, 비디오게임)이 모두 공격받고 있었고 아무도 그걸 막지 못했습니다. 그건 마치 누가 가능한 잔혹하게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2과 《둠》(Doom)을 공격하는가를 경쟁하는 것으로 보였어요.

그래서 저와 친구들은 저녁 뉴스에서 말하는 진부한 의견에 대안을 이야기하곤 했죠. ‘콜럼바인!’ 뮤지컬, 콜럼바인 액션 피겨, 그리고, 예, 콜럼바인 비디오게임처럼요. 제 의견을 글로 표현하려고 학교에서 총격 사건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 목록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1학년 때는 글쓰기 과제에서 사건을 ‘콜럼바인 울타리 속 결판’이라고 칭했습니다. 채점자 중 두 명은 저를 낙제시켰지만, 세 번째 선생님은 두 선생님이 제 풍자를 잘못 이해했고 이 숙제는 확실히 모범이 된다고 지적해주셨죠…결국 만점을 받았습니다.)








사건을 음지로 밀어 넣고 악마화하는 것 대신 무슨 일이 왜 일어났는지 그 모호한 윤리성을 표현하는 열린 대화의 공간이 있었다면, 저는 이 게임을 만들지 않았을 겁니다. 키스 올버맨(Keith Olbermann)3이 최근 심야 쇼에서 제 마음을 울리는 말을 했어요.

“은폐하려고 하면 확인시켜줄 뿐입니다. 불법으로 만들면 호기심의 대상을 만듭니다. 말하지 말라고 하면 소리를 지릅니다.”

사건 7년 후인 2005년 4월 제가 인터넷으로 게임을 공개한 것은 ‘소리 지른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목 끝에 느낌표를 붙였죠.


JR: 게임이 예술을 지향할 때, 우리는 어떻게 흥미로운 메커닉 같은 ‘게임플레이 요소’와 게임플레이가 아닌 콘텐츠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요?

DL: 저는《콜럼바인 RPG!》가 게임의 기준에서 ‘좋은 게임’이 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제가 《퀘이크 4》(Quake 4)를 만들려고 했다면 비참하게 실패했을 테죠. 저는 《콜럼바인 RPG!》가 전통적인 게임 메커닉에 대비될 때 효과가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마릴린 맨슨 CD를 장착해서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고, “트렌치코트를 입은 마피아를 위한 또 한 번의 승리” 같은 우스운 메시지를 출력하고, 《사우스 파크》(South Park)4에 나오는 사탄과 싸우는 것들 말이죠.

《콜럼바인 RPG!》는 절대 돈을 주고 살 만한 게임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쓰레기고 몇 분을 내줄 가치도 없을 거예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비디오게이밍의 혁명입니다. 저는 키메라 같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콜럼바인 RPG!》에서 여러분이 원하는 걸 가져갈 수 있습니다. 쓰레기든 보물이든 아니면 그 사이의 어떤 것이든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제가 한 것처럼 이런 일을 하느냐는 만드는 사람들에게 달렸습니다. 제가 걸은 길을 따라오지는 않길 바라요. 쉽지 않은 걸음이니까요. (저는 보통 사람이 평생 받게 될 증오를 담은 메일을 하루마다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중요한 무언가에 대한 게임을 자유롭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제게 “당신은 내가 무슨 무슨 게임을 만들도록 영감을 주었다”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정말 멋진 일이죠. 제가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으로 이 게임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영화나 연극처럼 제게 긴장감을 주는 표현 수단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게임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기회로 보일 겁니다.

JR: 당신은 《콜럼바인 RPG!》를 개념 예술 작품이라고 설명했고, 흥미로운 게임플레이를 노리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당신의 게임에 대한 제 리뷰에서 저는 플레이하기 흥미로우면서 생각하기도 흥미로운 게임이 나오길 바랐습니다. 어떤 식으로 예술가의 메시지와 공명하는 메커닉을 상상해볼 수는 있는데요. 당신은 그런 게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나요?

 

 

 

 



DL: 저는 《9월 12일》(September 12th)5과 《다르푸르가 죽어간다》(Darfur is Dying)6 같은 게임이 메커닉이 게임의 메시지를 특징짓는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이런 경향을 계속 추구할 수 있죠. 모든 슈퍼히어로가 놀라운 능력을 갖출 필요가 없듯, 모든 비디오게임 주인공이 전능한 능력을 갖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면에서 이안 보고스트(Ian Bogost)의 《디스어펙티트》(Disaffected)7를 좋아합니다. 어릴 때는 패미컴의 젤다 게임 ROM을 해킹해서 이름을 ‘상인의 전설’이라고 바꾸고 싶었어요. 그냥 동굴에 앉아 가끔 찾아오는 후드를 쓴 엘프에게 아이템을 파는 거죠.

한계는 하늘 높이라고 생각해요. 비디오게임이 전통 때문에 스스로 만든 경계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콜럼바인 RPG!》를 보고 “홀로코스트나 9/11에 대한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라고 해도 잘못 짚은 거구요. 비디오게임은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 또 진부한 방법으로도 완전히 독창적일 수 있습니다. 《콜럼바인 RPG!》의 진짜 목적은, 비디오게임의 한계를 시험하고…솔직히 많은 사람이 알만한 언짢은 기분을 느끼게 하려는 거였습니다. 이 매체가 언제 그 선배들에 대해 다룬 적이 있었나요?

JR: 저는 리뷰에서 《콜럼바인 RPG!》가 무료 다운로드인 것도 언급했습니다. 왜 당신의 게임에 돈을 받지 않기로 했나요? 그 소스 코드를 공개할 계획이 있나요?

DL: 이건 돈과 관련된 일이 절대 아니었고…솔직히 제가 이 게임으로 돈을 벌려고 했다면 소송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만들었을 겁니다. 이 게임은 완전히 무료이고, 열린 콘텐츠입니다. 어떤 식이냐면, 웹에서 많은 것을 취하고 종합해서 다시 웹으로 되돌리는 겁니다. 저는 인터넷을 아주 낙관적으로 바라봅니다. 돈은 참된 예술적 표현을 좀먹고 부패시키기 때문에 가능한 무료여야 했습니다.

자, 모두 RPG 만들기 2000을 사용해서 《콜럼바인 RPG!》를 해킹하고 다시 만듭시다. 여기에 아이디어가 몇 가지 있습니다.

당신이 탈출하는 아이인 버전.
당신이 트렌치코트를 입은 아이들을 죽이려는 경찰인 버전.
당신이 《콜럼바인 RPG!》를 다운로드하려는 아이를 막는 엄마인 버전으로 말이죠.

JR: 어떤 평자들은 비디오게임의 예술로서의 절정을 아케이드 게임의 ‘황금기’였던 1980년대라고 봅니다. 그때를 돌아보면, 외로운 제작자나 아주 작은 팀이 아주 독창적인 게임(도나 베일리의 《센티페데》[Centipede]나 이와타니 토오루의 《팩 맨》 같은)을 만들었죠. 당신은 오늘날 업계를 대표하는 거대한 개발팀이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들이 만들 수 있는 질 높은 콘텐츠가 어떻게든 이득이 될까요? 당신처럼 외로운 개발자들이 어떻게 예술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까요?









DL: 새해에 친구가 《메탈 기어 솔리드 3》(Metal Gear Solid 3)를 6시간에 걸쳐 플레이하는 걸 봤습니다. 그 게임에는 영화적인 초현실주의 수준의 장엄함이 담겨 있었죠. 말하자면, 독립 영화제작자인 저로서는, 영화에서의 제 기본 철학이 게임에도 동등하게 적용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작가주의’ 게임 개발자들도 제한된 자원으로 업계를 도약시키고 경계를 넓힐 수 있는 잠재력이 많습니다. 독립적으로 게임을 만든다는 건 타협이 그만큼 더 적다는 뜻이죠. 《콜럼바인 RPG!》에서 제가 타협했다고 할 수 있는 건 제로에 가깝습니다. 저는 거의 그대로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업계의 전설 존 카맥(John Carmack)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보 시대에 경계라는 것은 없다. 장벽이란 스스로 부과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정말 새로운 것을 드러내 개발하고 싶다면, 백만 달러의 투자가 필요 없다. 냉장고에 쌓아둘 피자와 다이어트 콜라, 작업용의 저렴한 PC, 그리고 헌신만이 필요하다. 나는 바닥에서 잤다. 나는 걸어서 강을 건넜다."

카맥이 《둠》을 개발했을 때처럼 오늘날에도 이건 사실입니다. 메이저에서 발매되는 게임은 항상 PS3 같은 콘솔을 통해 걸러지지만, 인터넷은 저처럼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자기 작업물을 배포할 수 있습니다. 제 게임은 이런 자유로움이 업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례로 비칠 수도 있을 테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게임이 다시 한번 개인적이고 사사로운 매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예산을 쓰는 게임들을 점점 더 많이 목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맥도날드 비디오게임》(McDonald's Viedo Game)8처럼 메이저 개발자들이 만들 수 없는 위대하고 작은 펑크록 같은 비디오게임들도 볼 수 있죠.

JR: 예술에 대해 한 문장으로 정의하실 수 있나요? 그러니까, 당신은 어떻게 예술 작품과 엔터테인먼트 작품을 구분하나요?

DL: 아, 이런. 교양과목이 제 생각을 바꾸려고 하기 전에 먼저 확신에 찬 정의를 말해 드려야겠군요. 저는 ‘엔터테인먼트’가 예술의 하위범주라고 하겠습니다. 엘리트인 척하는 건 아닙니다. 심지어는 《쥐라기 공원》이나 《콘 에어》도 ‘예술’로서의 최소한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모든 예술이, 그러니까 모든 비디오게임이 반드시 재미있고 즐거울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예술은 우리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거나 죄책감이 들게 하거나, 완전히 낙담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비디오게임 때문에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던 건 언제였나요? 왜죠?
그럼 여기에 정의가 있습니다. 예술은 청중과 나눌 수 있는 표현의 모든 형식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라고 하면 여기서 인터뷰를 끝내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기분이니까, 여기서 그만 해야겠네요.

JR: 어떤 전자 게임이 예술적 성취의 절정이라고 생각하나요?






DL: 제가 어릴 적에 가장 좋아한 게임은 록맨 시리즈(저와 비슷한 키의 영웅이 등장했으니까요)입니다. 지금이라면 《둠》과 《파이널 판타지 6》가 제가 했던 게임 중에 거의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래서 두 게임이 《콜럼바인 RPG!》에 큰 영향을 미쳤죠.) 그러고 보니 닌텐도 64 용 《골든아이 007》(GoldenEye 007)로 러시아인들을 죽이는 데 꽤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네요…흐음. 아직도 오락실을 찾아가 가끔 《스트리트 파이터 2》를 플레이하고…그리고 피자와 《스매시 브라더스 대난투》 만한 조합도 없지요.

제가 정말 특별하게 여겼던 두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46억 년 전 이야기》(EVO: Search for Eden)랑 《원더보이 인 몬스터월드》는 제가 자라면서 기막히게 좋아한 것들이고…《목장이야기》(Harvest Moon)에서도 뭔가 색다른 매력을 느꼈던 것 같고…그리고 아직도 매년 《X-Com》을 다시 플레이해요. 아, 그만 해야겠네요. 저는 정말 비디오게임을 사랑합니다.

JR: 그런 게임들이 왜 당신의 마음속에서 예술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DL: 어떤 비디오게임이 왜 제게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거의 그걸 즐겼던 때의 제 삶의 순간과 관련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영화, 책 아니면 CD에서 자신이 정말로 빠졌던 것에 대해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테죠. 예를 들어, 《스트리트 파이터 2》는 처음으로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빠졌던 게임입니다. 아이들이 오락실에 줄 서서 제 앞에서 4달러 25센트씩 버리게 했죠. 그랬어요. 킥 볼 팀에 선발된 아이, 운동장에서 모두를 재미있게 만드는 아이, 4학년에서 가장 작은 아이까지요.

어떤 사람들은 비디오게임을 어린 시절을 고갈시키는 대단한 시간 낭비로 묘사하려고 하더군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했던 게임과 함께 게임을 했던 사람, 게임을 사려고 집안일을 했던 것과 관련해 좋은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비디오게임은 절대 저를 판단하는 잣대가 아니고 그걸 하느라 토요일 밤을 지새운 적도 없습니다. 소닉과 골든아이를 정말 잘할 수 있게 되면서 깨달았습니다. 뭐든 마음을 다해 시도하면 잘하게 될 수 있다고요. 그래서 제 2007년 계획이 특기 하나 개발하는 겁니다. 무슨 특기로 할지 결정하는 데는 6개월 정도 걸리겠지만…

출처 : 디자인과 플레이 번역소
 

 

 

 

 

해리슨과 클레볼드가 즐겨 했던 게임 둠 시리즈의 최신작 <둠 이터널>의 모습.(2020)

20세기 말부터 현재까지도 폭력적인 중범죄의 동기가 폭력적인 미디어 컨텐츠라는 소위 " 기레기" 언론인들의 논리적 오류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을 뿐더러, 해당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요리를 하는 게임이 플레이어를 요리사로 키워주는 것도, 낚시를 하는 게임이 플레이어를 어부로 키워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렇지만 이 거짓부렁이 뉴스들 탓에 많은 사람들이 그 뉴스에 영향을 받은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을 타파하려면 아마도 지금까지 이어져 온 미디어 컨텐츠의 역사만큼이나 긴 시간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장르와 수위가 어떻던 간에 모든 미디어 컨텐츠들이 모든 부정적인 행동의 동기로서 인식되거나 하는 일이 가능한 한 빨리 줄어들고, 끝내는 없어져서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을 날이 오기를 이 글을 통해 기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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