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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예 퀘스트 3030 - 인디게임 속에 이스터에그로 숨은 정체불명의 신흥종교가 꾸미는 음모
2020.02.26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2013년 7월에 만들어진 인디게임 <카니예 퀘스트 3030> 되시겠습니다.
제목에서 보시다시피 유명한 래퍼 "카니예 웨스트"를 소재로 한 게임이며, 정작 주인공으로 출연한 카니예 웨스트 본인에게는 딱히 허가를 받은 기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 때문인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게임은 아닌 듯 싶으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쉽게 게임을 다운받아 접할 수 있습니다.
게임 자체의 내용은 상당히 평범한 팬메이드 게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카니예가 쓰레기를 버리러 가던 도중 쓰레기통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체불명의 포탈을 건드려 3030년으로 타임 슬립을 하게 되고,
뿅
3030년의 세계에 당도하게 됩니다.
3030년의 세계는 "BASEDGOD"라는 별명을 가진 래퍼 "Lil B"가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는 세계였고, 카니에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제이-지(Jay-Z), 에미넴, 스눕독, 투팍, 노토리어스 비아이쥐, 나스, 닥터 드레 등 명성이 높은 래퍼들의 클론을 동료로 맞아 팀을 꾸린 후 Lil B에게 맞서는 내용을 보여주죠
여기까지만 본다면 이 게임은 단순히 힙합을 사랑하는 팬들이 만들어낸 평범한 게임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게임 안에는 게임을 빙자한 정체불명의 음모가 숨어있었습니다.
바로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이스터에그였죠.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NPC에게 특정한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에 ASCEND(승천) 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갑자기 게임의 내용과 배경이 변하면서 정체불명의 문구가 출력됩니다.
당신(플레이어)를 속여서 미안하며, 사실 이 게임은 이 게임 안에 숨어 있는 무언가를 숨기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당신은 모종의 암호를 풀어 나가면서 ASCENSION(승천) 이라는 과정을 거쳐 나가야 한다.
라는 내용이었죠.
그렇게 이스터에그 속의 암호를 모두 푸는 데 성공하면, 플레이어는 축하 메시지와 함께 "당신은 승천했습니다." 라는 엔딩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더 높은 곳으로의 승천을 원할 시 출력되는 약관에 동의하고, 동의할 시 나오는 웹사이트에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기입하라는 문구가 뜨죠.
현재까지도 이 이스터에그의 정체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플레이어들의 추측을 통해 알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가설은, 이 게임 속의 이스터에그가 바로 신흥 종교인 어센셔니즘(Ascensionism : 승천교/승천주의) 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센셔니즘은 2006년에 등장한 신흥 종교 중의 하나로, 인간의 유한한 육체로는 진리에 도달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며, 수행을 통해 육신이라는 영혼의 감옥을 승천을 통해 벗어나 더 높은 단계의 존재가 되어 진리에 도달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을 교리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선행과 악행을 포함한 모든 행동이 결국 영혼이 그것을 행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감으로서 승천을 위한 수행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요.
이러한 정보와 플레이어들의 추측을 종합해 본다면, 이 게임은 유명한 래퍼들을 소재로 만든 팬메이드 게임의 탈을 쓰고 있는, 신흥종교 세력의 교리 설파와 구성원의 모집을 목적으로 한 홍보였다는 것이 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설령 이 가설이 사실이 아니라 할지라도 많은 플레이어들은 이 정체불명의 사이비 종교 홍보에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후 본 게임은 세상에서 가장 기분 나쁜 게임 리스트에 추가되는 업적을 이룩했습니다.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더불어, 그 와중에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종교 "신천지"를 생각해 본다면, 신흥종교에 대해서 좀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이런 미디어 컨텐츠 내에서도 그것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준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몸조리 잘 하시고, 알 수 없는 사이비 종교에 말려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는 일상을 보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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